“흘러가는 순간마다 새겨야 할 은혜”

2022년 추수감사절 설교<골로새서 1장 11-15a절>

1.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

오늘 <서강가족 추수감사축제>이자 <추수감사절> 예배를 준비하면서 지난주 저는 한 소녀가 쓴 두툼한 일기장을 꺼내 읽었습니다. 그 일기장은 1929년에 태어난 어느 독일계 유대인 소녀가 3년 동안 쓴 일기인데요, 당시 독일 나치의 박해를 피해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숨어 지내며 쓴 일기장이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안네 프랑크Anne Frank, 그리고 그녀가 3년간 숨어 지내며 쓴 일기장은 훗날 『안네의 일기』(홍경호 옮김, 문학사상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녀가 쓴 일기는 10대 사춘기 소녀가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천재적인 문장력으로 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죽음의 공포가 눈앞에 있던 순간에도 자신의 영혼을 올곧게 지키려 했던 숭고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어느 일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어떤 불행 속에서도 항상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찾을 생각만 있다면, 바로 그 생각만큼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만한 용기와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은 결코 불행에 짓눌리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 이 글은 언제 붙잡혀 죽을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 속에 숨어 살던 13살 소녀가 쓴 글입니다. 그녀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밤에 침대에 누우면서 나는 ‘선한 것, 아름다운 것, 사랑스러운 것을 이 세상에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기도할 때, 나의 마음은 환희로 넘칩니다.”

이 책 『안네의 일기』 곳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담습니다. 매 순간 그녀의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암담한 현실이었습니다. 독일 경찰을 피해 숨어 살아야 하는 현실 말입니다. 잡히면 죽음을 면치 못할 그런 현실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소녀 안네 프랑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볼 수 있었고, 또한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가치들을 끝없이 탐색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2. 빅토 프랑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절로 또 다른 책에 손이 갔습니다. 30년 전에 처음 읽고 그 후로 제 손에서 늘 떠나지 않는 책입니다. 빅토 프랑클Viktor E. Frankl이라는 심리학자가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이소민 옮김, 제일출판사)라는 책입니다. 이 책도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당시 저 악명높은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당시 포로수용소가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를 저자는 이 짧은 한 문장에 담아 강렬하게 표현합니다. “수용소 생활의 24시간 중 가장 끔찍한 순간은 아침에 눈을 뜰 때였다.”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실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까지는 아니겠지만, 종종 비슷한 느낌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살다 보면 아침에 눈이 잘 떠지지도 않지만,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나도 괴롭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학업이나 업무가 많이 밀렸다든지, 아니면 무겁고 불행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서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운 마음이 든다든지 할 때 말입니다.

특별히 월요일 아침에 이런 분들이 많아서 월요병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월요일엔 월요병이 있지만, 화요일엔 화요병, 수요일엔 수요병, 그리고 목요병, 금요병, 심지어 토요병, 일요병도 있다고 합니다. 제 말이 아니라,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 빅토 프랑클이 처해있던 수용소의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했던 것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모든 수감자들은 간수 앞에 줄을 지어 서야 합니다. 거기서 간수의 손가락 방향에 따라 ‘운이 좋으면’ 하루 종일 강제 노동에 시달려야 했고, 그렇지 않고 ‘불행하게도’ 간수의 손가락이 반대 방향을 가리키면, 독가스가 살포되는 죽음의 방으로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당시 저자가 겪었던 수감자들의 일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수용소 생활의 24시간 중 가장 끔찍한 순간은 아침에 눈을 뜰 때였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차라리 눈을 감고 누웠을 때 아예, ‘죽는 게 더 낫겠다’는 말의 완곡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운명이 손가락 하나에 달려 있을 정도로 극심한 공포 속에 갇혀있던 저자는 그곳에서 사람들이 버틸 수 있었던 여러 가지 비결들을 책에서 알려줍니다. 그가 말하는 여러 비결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유머 감각’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그런 죽음의 공포 속에서 무슨 유머 감각이 남아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말하기를 “유머는 생존을 위한 영혼의 무기였다.”라고 말합니다. 캄캄한 죽음의 현실에서 오히려 유머 감각이 한밤의 달빛처럼 환하게 죄수들의 영혼을 비추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유머라는 게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소소할 뿐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한참 노동을 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수감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만약 이 수용소에서 살아나가기만 하면, 나는 집에 가서 이런 식단으로 밥을 먹을 거야’ 하면서, 자기 고장의 전통 음식에 대해 경쟁을 하듯 입담을 늘어놓았다는 겁니다. 개중에는 아주 기막히게 입담이 좋은 사람도 있었겠지요? 그럴 때면 사람들 입에 군침이 돌기도 했지만, 서로의 입가에 미소가 생기기도 했고요, 어떤 경우에는 간수 몰래 배꼽 잡고 웃느라 죽을 뻔했다는 것입니다. 그 죽음의 수용소에서 말입니다. “유머는 생존을 위한 영혼의 무기였다.” 실로 그러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빅토 프랑클은 그때까지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사람이었으면서도,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살아서 집에 돌아온 사람에게 있어서 모든 경험 중 최고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고통을 겪은 후에 이제는 하나님 이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경이로운 느낌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 책의 결론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방식’에도 견딜 수 있다.” 그리고 저 유명한 어느 철학자의 말을 인용합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한다.”<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ärker. -Freidreich Nietzsche>

3. 영혼의 시력(Vision of Soul)을 지닌 사람들

『안네의 일기』와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두 책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겪어야 했던 죽음과 공포의 현실에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고자 했습니다. 다만 빅토 프랑클은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뒤에 저명한 학자로 명성을 날렸지만, 안네 프랑크는 안타깝게도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일찍 떠났습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이러한 안네 프랑크의 삶을 불운한 인생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두 사람은 모두 실로 위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치 버림받은 것 같은 불운한 인생의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꿈꾸었고, 그것을 살아낸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느 영성가가 말했던 것처럼, 이러한 사람들은 “영혼의 시력”(vision of soul)을 소유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Saint Isaac the Syrian, 『Ascetical Homilies of St Isaac the Syrian』(Holy Transfiguration Monastery)> 그리하여 영혼의 시력으로 눈앞의 어두운 현실을 무력화시킨 위대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선명한 영혼의 시력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이겨낸 두 사람의 삶을 생각하면서, <추수감사절>인 오늘, 지난 일 년 동안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무엇 때문에 웃었고, 또한 무엇 때문에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까? 여러분들은 무엇 때문에 참으로 기뻤고, 또한 무엇 때문에 불안했습니까? 지난 일 년간 여러분들은 무엇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왔습니까? 우리 영혼이 지닌 시력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늘 본문의 말씀을 통해 이와 같은 물음에 해답을 찾기를 소망합니다.

4. <혼돈의 도시> 골로새 그리고 교회

오늘 <추수감사절>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경 본문은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에 보낸 편지 중 일부입니다. 골로새Colossae라는 도시는 어느 학자가 “혼돈의 도시”(A City in confusion)라고 명명한 것처럼, 온갖 미신적인 사상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잠깐 눈속임에 불과한 거짓된 마법이나 요술 따위가 마치 진리인 것 마냥 사람들을 호도하며 속이고 있었던 것입니다.<“Colossae: A City In Confusion” by Bob Burridge, genevaninstitute.org>

그런데 이 도시에 있던 골로새 ‘교회 안까지’ 이러한 도전이 침입해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마치 미신처럼 여겼습니다. 예수는 천사 중 하나에 불과하다 폄하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가 만약 정말 부활한 그리스도라면, 우리가 필요할 때 당장 모습을 나타내 보여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또한, 예수를 믿는 신앙이 있으면 한두 개 정도 마술을 선보여야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도전해 온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 신앙을 주술이나 미신처럼 여긴 것입니다. 이런 헛된 사상으로 위험에 처한 골로새 교회에게 사도 바울은 제대로 된 가르침을 줄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이 그 대답 중의 일부입니다.

오늘 본문을 이해하기 쉽도록 [새번역성경] 버전으로 읽어드렸는데요, 말씀을 가만히 들여다보시면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란 관점으로 이 말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는 온통 ‘보이지 않는 가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먼저 11절에 나오는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 중 하나님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하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어서 나오는 “영광” “권능” “능력” “기쁨” “견디는 것”(인내), 우리가 이런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역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치들은 아닙니다.

12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속의 몫”이라든가 “자격”과 같은 것들도 지금 당장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어떤 것은 아닙니다. 13절에 나오는 “암흑의 권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만, 딱히 명확한 실체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14절에 나오는 “구속 곧 죄 사함”이라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그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구원은 우리가 확실히 믿는 것이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와 같이 사도 바울은 기독교 신앙을 미신이나 마술처럼 여기려던 사람들에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즉 기독교 신앙은 사실상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구원은 눈에 보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사람들 앞에서 쇼나 퍼포먼스를 하듯이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영혼의 시력을 소유한 사람들만이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란 말입니다. 안네 프랑크가 보여준 모습처럼, 그리고 빅토 프랑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발견한 것처럼 말입니다.

5.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신 예수

그래서 기독교의 진리는 증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렇다고 증명해 보일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통한 방법입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보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우리 삶의 모습을 바라보며 상상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보고 ‘하나님은 죽었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고요, 반대로 ‘하나님은 정말 살아있구나!’라고 깨닫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제가 임의로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오늘 본문 15절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곧 골로새서 1장 15절은 “그 아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십니다.”라고 말합니다. 곧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똑똑히 보여준 사건이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 사람은 하나님을 본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에서도 예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하느니라.”(요 5:19) 하신 것입니다. 또한, 제자 중 하나인 빌립이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했을 때, 예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다”(요 14:9)라고 말입니다.

6. 흘러가는 순간마다 새겨야 할 감사

오늘 함께 예배하는 사랑하는 여러분, 이처럼 예수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으로, 그리고 삶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그리고 그 사랑이 어떠한지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큰 기적을 행하기도 하셨지만, 그가 보여주신 모든 기적은 보이지 않는 영원하신 하나님을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영혼의 시력으로 그 진리를 보고 믿는 사람들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을 가져다 주셨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은혜가 오늘 <추수감사절>이자 <서강가족 추수감사축제>를 맞아 예배하는 여러분들 모두에게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면, 뜻하는 대로나, 마음먹은 대로 되기는커녕, 오히려 헛헛한 한숨을 쉬며 살아야 했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학생들 중에는 마음먹은 대로 공부가 잘 안 되고, 취업 문제도 잘 풀리지 않아서 한숨이 저절로 나왔던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분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서, 가족들 앞에서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밤 늦게 집에 돌아와 문 앞에 서서, 무거운 마음으로 한숨을 쉬며 하루를 달래야 했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한숨과 눈물이 범벅되어 가슴 치며 울었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또한,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황망한 마음으로 하얀 밤을 지새야했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몇 해 전에 이하이라는 가수가 <한숨>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를 소개하며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노랫말이 이렇습니다.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이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사랑하는 여러분, 지난 일 년 동안, 이처럼 우리가 숨을 쉬며 살아갈 때, 그 숨이 너무나도 벅차서 한숨으로 바뀔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숨을 쉴 때마다 가슴에 통증이 느껴질 때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우리의 슬픔을 헤아려 주시고, 마치 이 노래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를 포근히 ‘안아 주시는 분’이 있었음을 믿습니다.

비록 그분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비의 손길로 우리를 따사로이 감싸주셨습니다. 힘도 주시고, 위로도 주셨기에, 우리는 지난 일 년을 잘 이겨내고,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감사는 이런 것으로부터 나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 숨을 쉬는 동안 우리를 살펴주시는 목자되신 주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영혼의 시력으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루하루 흘러가는 순간마다 여러분의 영혼에 감격과 감사로 은혜가 새겨지는 삶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