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에 대한, 예수에 의한, 예수를 위한 증인들”

<사도행전 5장27-32-절>

1. 예수 부활 선포

지난 주 우리는 2022년 부활절을 맞아 예배를 드렸습니다. 모든 기독교 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었다면, 오늘날 기독교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은 물론이고, 그 존재의 이유 마저 없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것은 누가 지어내거나 만들어낸 요설이 아닙니다. 이미 죽고 없는 자를 뒤늦게 감상에 젖어 회상하는 일도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믿는지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무어라 말하는지와도 상관없이, 성경은, 그리고 그 부활을 목격한 사도들은 말하기를,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무참히 죽으셨지만,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고, 제자들에게 그 찢긴 몸을 보이시며 만져 보라 하시기까지 했던 것입니다.

“Christ is risen, He is risen indeed!”(그리스도가 부활하셨다, 그분은 참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이 초대교회 성도들의 증언이었습니다. 그것을 목격한 제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2천 년 전 상식으로도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인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제자 도마Thomas가 그랬습니다. 늘 신중했고, 끝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던 그였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목격한 뒤에 그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요 20:28) 이라는 위대한 고백자Confessor로 변화되었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만약 예수의 부활이 계절의 변화처럼 자연 질서에 국한된 것이었다면, 부활을 굳이 진리라 부를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만약 예수의 부활이 수학 방정식에 대입해서 계산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예수의 부활로 소망을 얻을 이유는 무엇입니까? 만약 예수의 부활이 일기예보처럼 관측 가능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예수의 부활로 인해 하나님의 최후 승리와 영생을 굳게 신뢰할 이유를 어디서 찾겠습니까? 그러나 무엇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수밖에 없는 그 위대한 사건이 저들에게 명백한 사실로 나타났기에, 예수의 부활은 역설적인 진리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믿기 어려운 진리를 초대교회 성도들은 ‘있는 그대로’ 선포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억지로 믿게 만들려는 의도도 없었습니다. 보기 좋게끔 각색으로 꾸미지도 않았으며, 그 어떤 과장이나 축소도 없이 자신들이 목격한 바를 액면 그대로 선포한 것입니다. 즉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도들이 목숨을 걸고 선포했던 케리그마의 핵심이자 전부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2. 사도들에서 배우다: “그리스도의 대사로 살겠다는 결단”

오늘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경은 사도행전 5장 말씀입니다. 사도행전 5장은 교회가 막 처음 세워졌던, 교회라고 부르기도 다소 민망한 ‘최초의 교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최초의 교회 모습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것엔 무리가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팔레스틴과 한반도라는 점에서 다르고, 시대도 다르고 언어도 다릅니다. 문화적으로나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모든 면에서 간극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도행전은, 특별히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최초의 선교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우리로 하여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교회는 어떤 방향을 향해 가야 하는지를 차고도 넘치도록 알려주고 있습니다. 몇 해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1930-2019)이라는 선교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전략과 전술 면에서 모두 뛰어났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들의 뛰어났던 면은 확신과 열정, 그리고 결과가 어떠하든 이 반역한 세상에 보내진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살겠다는 단호한 결단이었다.” 그렇습니다. 사도행전을 읽을 때면 다소 거칠고 투박한 사도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점에서 해석되고 수정될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도행전에 나오는 사도들이 지녔던 선교를 향한 열정과 그 결단은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어도 변하지 말아야 할 핵심적인 가치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3. “전도자는 신학을 모르고, 신학자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 - 마이클 그린

또한 마이클 그린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복음전도를 보면 무모하고 경솔한 면이 많다. 게다가 지식인은 좀처럼 전도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이중적인 문제다. 전도자는 신학을 모르고, 신학자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마이클 그린,[초대교회의 복음전도](복있는사람)> 여러분, 저도 선교지에 있을 때 선교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것이라 누누이 말해왔습니다. 곧 선교사가 신학을 제대로 모르면, 선교가 무모하고, 경솔하며, 공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오히려 선교지에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교회에서 후원하는 이권희선교사님이 선교지에서 신학교육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 후원교회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반대로, 신학을 알면, 정말이지 전도를 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선교적 삶을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왠지 신학을 공부하면 그럴싸한 말을 해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에 비해 성경을 월등히 이해하고 있는 척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전도도 선교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선교지에 있을 때, 신학을 공부하던 많은 유학생들이 선교지를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선교지에서 며칠을 함께 지내고 보면, 여느 일반 평신도에 훨씬 못 미치는 모습을 많이 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신앙생활을 수십 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얼마나 선교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전도를 하고 있습니까, 아닙니까? 마이클 그린은 “지식인은 좀처럼 전도를 하지 않는다” 국한 지으며 말했지만, 그에 말에 우리는 덧붙여야 합니다. “신앙의 경륜이 많아질수록, 교회가 오래될수록 좀처럼 전도를 하지 않게 된다”고 말입니다.

4. 첫째, 사도들은 예수 부활을 필사적으로 증언했다

이런 점에서 오늘 본문 사도행전 5장은 최초로 교회가 세워졌을 때, 그 교회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었는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첫째로, 교회는 ‘예수 부활을 필사적으로 증언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신 말씀에 응한 것입니다. 주님은 ‘내 증인’이 되라 말씀하셨는데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브라함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에서 저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를 천명했던 것처럼, ‘예수의 증인’이 된다는 것은 오직 ‘예수에 대한 증언’(Of Jesus)이요, ‘예수에 의한 증언’(By Jesus)이며, 또한 ‘예수를 위한 증언’(For Jesus)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들이 그랬습니다. “내 증인 되라” 말씀하신 주님의 명령에 따라 오직 ‘예수에 관한, 예수에 의한, 그리고 예수를 위한 증인’으로서 자신을 목숨을 내놓고 사역에 임했던 것입니다. 이에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 사건 직후에 저 유명한 ‘오순절 설교’를 시작으로(행 2:14이하),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나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기 시작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전할 때면, ‘날 때부터 걷지 못하던 사람’을 비롯해서(행 3:1이하) 수많은 병든 자들이 고침을 받는 능력이 나타났습니다(행5:12이하). 그리고 예수의 이름으로 고침을 받은 자들은 예수 부활의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고, 그들도 ‘예수에 대하여, 예수에 의하여, 그리고 예수를 위한 또 다른 증인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사도행전은 보도하기를, 베드로가 선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루살렘에서만 약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행 4:4). 당시 예루살렘의 인구가 대략 2만 5천 명 정도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한다면,<요아킴 예레미아스,[예수시대의 예루살렘](한국신학연구소)> 비록 명절을 맞아 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와 있었긴 했어도 이것은 실로 놀라운 선교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5. 둘째, “선교의 시대와 동시에 핍박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최초 교회는 피치 못할 두 번째 특징을 가져야했습니다. 곧 초대교회는 예수 부활을 전하는 ‘선교의 시대’를 맞이함과 동시에 ‘핍박의 시대’를 맞이한 것입니다. 사도들을 핍박했던 사람들은 제사장들과 사두개인들이었습니다. 저들은 사도들이 “예수 안에 있으면 부활의 소망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가르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습니다(행 4:2).

여러분, ‘사두개인’Sadducees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복음서에 자주 나오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평민’이었다면, 사두개인들은 ‘귀족’이었습니다. 그들은 유대 법정인 산헤드린 공회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만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귀족 외에는 아무도 사두개파가 될 수 없도록 했습니다.<Nappa Mike, “Who were the Sadducees in the Bible? What Were Their Beliefs?”(ㅕㅛ7Crosswalk.com, Contributing Writer, 2019)> 또한 사두개인들은 종교적으로 천사나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만을 위해 살았던 세속적인 사람들이 바로 사두개인이었습니다.

그랬던 저들이었으니, 예수의 부활을 전하는 사도들을 눈엣가시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4장은 증언하기를 저들은 베드로와 요한, 두 사도를 붙잡아다가 감옥에 가두고 협박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이것이 민간에 더 퍼지지 못하게 그들을 위협하여 이후에는 이 이름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게 하자 하고 그들을 불러 경고하여 도무지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4장 17-18절)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들이 윽박지르고 핍박했지만, 베드로와 요한은 한 치도 물러섬 없이, 오히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여 이르되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행 4:19-20) 베드로와 요한의 이 대답은 “내 증인이 되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입니다. 그대들이 제아무리 큰 세상 권력을 갖고 있다 해도, 하나님의 권력 위에 올라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사도행전 5장 27-28절에 보면, 이제 대제사장들과 사두개인들은 4장에 이어서 두 번째로 사도들을 붙잡아 옥에 가둡니다. 이번에는 베드로와 요한을 포함한 모든 사도들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그들을 끌어다가 공회 앞에 세우니 대제사장이 물어 이르되 우리가 이 이름으로 사람을 가르치지 말라고 엄금하였으되 너희가 너의 가르침을 예루살렘에 가득하게 하니 이 사람의 피를 우리에게로 돌리고자 함이로다”고 말합니다.

여러분, 이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들은 ‘예수의 이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저 ‘이 이름’이라 하고, ‘이 사람의 피’라고만 말합니다. 저들은 자기들의 뜻을 앞세워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성공적으로 죽였는데, 사도들이 그 죽은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 말하고, 다시 살아난 예수의 능력으로 많은 병자들이 보란 듯이 치료되면서, 왠지 ‘예수’의 이름을 부르기가 꺼림칙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의 이름을 발설조차 하지 못하면서, 그저 ‘이 이름’이라 ‘이 사람’이라고만 부르며 핏대를 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도들은 일말의 굽힘이 없습니다. 오히려 지난 번 보다 더 분명하고도 담대하게 대답합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너희가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로 삼으셨으니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라”(행 5:29-32) 아멘.

6. 죽음을 넘어선 사람들 : John Donne and Dietrich Bonhöffer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께서 “내 증인이 되라” 말씀하신 대로, 사도들은 서슬 시퍼런 산헤드린 공회 법정에 서서 예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의 전말을 있는 그대로 진술했습니다. “너희가 예수를 나무에 달아 죽였으나 하나님은 그를 살리셨고,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라고 말입니다. 사도들은 예수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에 ‘의한’ 증언이기도 했으며, 이로써 예수를 ‘위한’ 증인이 된 것입니다.

‘증인’이란 말은 성경원어로 ‘ma,rtuj’(마르튀스)라고 합니다. 이 말은 오늘날 ‘순교’를 의미하는 영어 ‘Martyr’의 어원이 됩니다. 곧 예수의 증인이 된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아니 예수님의 사도들은 이제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활의 주님이 “내 증인이 되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도 바울도 증언하듯이, 예수께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심으로 죽음을 정복하셨고, 이로써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었으며(고전 15:20), 사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사람들을 “건져내 주신 분”(고후 1:10)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죽음’이, 곧 ‘사망’이 정복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것이 베드로와 모든 사도들이 “우리가 이 일의 증인”이라 담대하 말할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입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이었던 존 돈(John Donne, 1573-1631)은 다음과 같은 위대한 선포로 부활 신앙을 고백한 바 있습니다. “단잠이 지나면, 우리는 영원히 깨어나리니, 그리하여 죽음은 더 이상 힘을 잃는다. 죽음아 너는 죽었다!”(One short sleep past, we wake eternally, And death shall be no more, Death thou shalt die)<“Holy Sonnets 6”, Joseph Pearce,[Poems every Catholic should know](TAN books)>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죽음을 두려워하기 마련입니다. 죽음은 펄펄 살아있는 생명체를 단번에 끝장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죽음’을 향하여, 시인은 “죽음아, 너는 죽었다!”며 죽음에게 통쾌한 사망 선고를 내린 것입니다. 이러한 선포는 오직 부활 신앙이 가슴 속에 청청히 살아 숨 쉬는 자만이 써 내려갈 수 있는 시일 것입니다.

또한 독일의 디트리히 본회퍼목사님이 죽음 앞에 보여 준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1945년 4월8일은 오늘처럼 두 번째 부활 주일이었습니다. 그날 본회퍼 목사님은 같은 방의 수감자들과 함께 부활의 주님을 마지막으로 예배합니다. 예배를 마친 뒤, “죄수 본회퍼는 우리와 함께 가도록 준비하시오!”라는 쇠뭉치와 같은 교도관의 명령에 따라 본회퍼목사님은 방을 나서야 했습니다. 곧 사형대로 향했던 것입니다. 그 방을 떠나면서, 본회퍼목사님은 같은 방에서 함께 예배한 동료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이로써 끝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생명의 시작입니다.”<에릭 메택시스,[디트리히 본회퍼](포이에마)> 다음날 베드로는 플로센뷔르크 수용소Flossenbürg concentration camp에서 처형되었습니다. 그리고 부활했습니다.

수용소도, 간수도, 독일 나치의 히틀러도, 그리고 무엇보다 죽음조차도 본회퍼 목사님의 부활 신앙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했던 것입니다. 교도관은 “본회퍼 너는 이제 죽는다!”라고 선포했지만, 본회퍼는 이생에서의 삶이 형장에서 끝날 것을 분명히 알았던 것만큼이나, 그에게 허락된 부활 생명이 임박했음을 이미 굳게 믿었던 것입니다. “이로써 끝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생명의 시작입니다.”

7. 예수에 대한, 예수에 의한, 예수를 위한 증인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것이 부활 신앙입니다. 이러한 부활 신앙이 여러분들의 신앙이 되고, 이 부활 신앙으로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이 부활 신앙은 2천 년 교회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로 전해졌습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로 하여 ‘예수에 대한, 예수에 의한, 그리고 예수를 위한 증인’이 되라고 가르칩니다. 이 신앙으로 살고, 이 신앙을 가르치고, 이 신앙을 전하라고 성령께서 친히 세우신 것이 ‘교회’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는 부활 교회이며, 모든 성도는 부활 성도로서 삽니다. 모든 교회는 증인들의 교회이며, 모든 성도는 증인으로서 삽니다. 전도하고, 선교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의 부활 신앙은 어떠하십니까? 여러분들은 예수의 증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만일 부활 신앙이 희미해지면, 희미해진 딱 그만큼 여러분들의 삶은 좌고우면하고,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조건이나 환경 따위가 여러분들을 주눅들게 하고 낙망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부활 신앙이 굳건하다면, 그 신앙으로 우리의 조건과 환경은 역전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영광이 빽빽한 구름으로 시내산을 뒤덮었던 것처럼, 여러분들의 영혼이 부활 신앙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사망을 정복하신 주님의 능력에 힘입어 증인으로 사명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