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누가복음 8장26-39절>

1. 루쉰의 [아Q정전] 그리고 [광인일기]

여러분, ‘정신승리’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몇 해 전에 이 말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요, 이 말이 무슨 뜻이냐면, 실제적으로는 본인에게 불리하고 아주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고 무시하면서, 그저 혼자서 ‘정신적으로만 자기 위안을 삼는 모습’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말은 좋은 뜻이 아니라서, 예를 들면 “정신승리하지 마라” “정신승리하고 있네”라는 식으로 보통 부정적으로 타인에게 말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중국 근대 문학의 아버지라 하는 루쉰(鲁迅, 1881-1936)이라는 사상가이자 작가가 [아Q정전]이라는 소설에서 사용한 말입니다. 내용인즉슨 이런 것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도 별스러워서 ‘아Q’라는 이름인데요, 어느 골목에서 사람들에게 허세를 부리다가 실컷 얻어맞습니다. 얻어맞을 때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는 혼자 오른손으로 자기 뺨을 힘껏 두 번이나 때리면서 마음을 다독이기를, 그 두 번 중에 첫 번째 것은 다른 사람에게 얻어맞은 것이지만, 두 번째 것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때린 것이라면서 스스로 뿌듯해하고 만족해합니다. 그러면서 “결국, 내가 승리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두고서 작가는 그가 “정신승리를 하고 있다” 말하는 것입니다.

루쉰이 쓴 대표적인 소설 하나가 더 있는데요, [광인일기]라는 소설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Q정전]의 주인공보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합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눈앞에 있는 모든 사람의 행위가 자기를 잡아먹기 위한 행위로만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소름이 오싹하였다. 놈들은 (나를 잡아먹을) 완벽한 채비를 갖추었구나!”라고 말입니다.<루쉰, [아Q정전.광인일기](문예출판사)>

작가 루쉰의 이런 소설들은 당시 중국이 왕이 다스리는 ‘왕조시대’Chinese Dynasty가 끝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통치체제라 할 수 있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곧 오늘날의 ‘중국’이라는 국가가 시작되던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을 일컬어 ‘시대의 격변기’Radical Upheaval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작가 루쉰은 그러한 ‘시대의 격변기’를 지날 때 민초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온갖 모순된 사회상들을 소설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국가나 사회가 커다란 변화를 맞게 되면 민초들은 그 충격에 심각한 후유증이나 트라우마 같은 것에 시달려왔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일제강점기라든가 6.25 전쟁이라는 거대한 민족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이 가족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삶을 잃어버리고, 정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야 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은 단지 인간의 정신생활에 관한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처럼 연약해질 때, 사악한 마귀는 베드로전서 5장 8절이 말하는 것처럼,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사람을 꼭두각시로 삼고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포기하게 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지 못하도록 기를 쓰고 방해합니다. 더 나아가서 마귀는 피조물로서의 인간이 지니고 있는 고귀한 존엄성을 완전히 짓밟고자 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사이를 멀게 하는 것’, 그것이 마귀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2. 격변기의 거라사Gerasenes

오늘 말씀에 나오는 거라사(Gerashno,j)의 광인 이야기도 이런 이해와 맥을 같이합니다. 당시 거라사 지방Gerasenes은 로마 제국이 이스라엘을 식민지배하기 위한 ‘전초 기지’였습니다. 그래서 이곳엔 다른 마을에 비해 유독 로마에서 파견된 군인들이 고을마다 넘쳐났고요, 로마 군인들은 그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겁박하고 위협하면서 오히려 자기들이 그 땅의 주인인 양 행세하곤 했습니다. 2018년 tvN에서 방영된 [미스터션샤인]이란 드라마를 혹시 보셨습니까? 그 드라마를 보면, ‘유연석’이라는 젊은 배우가 일본 사무라이처럼 분해서 허리에 긴 검을 차고 나막신을 신고는 패거리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거리에 있던 조선의 민초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면, 일본에서 건너온 사무라이들이 무서워서 어깨를 움츠리고 벌벌 떨면서 피하기만 합니다. 말대꾸는커녕 시선을 맞추는 것조차 무서워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거라사 지역도 이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심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로마 군인의 칼에 비명횡사하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고요, 살던 집에서 억울하게 쫓겨나 갑자기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도 왕왕 있었을 것입니다.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고 황망한 정신으로 멍하니 저 먼 광야를 바라보며 살아야 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갖가지 이유로 두려움 속에 살았던 거라사의 사람들, 그래서 궁핍한 경제적 상황은 물론이고, 식민지배라는 어두운 정치적인 상황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그들은 암울하고도 불안한 정신과 영혼으로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중에, 사악한 마귀는 눈에 띄는 연약한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았을 것입니다. 그들의 몸에 들어가 영혼을 빼앗아 장악하고는 그들을 볼모로 잡아 괴롭혔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께서 거라사의 귀신을 만났을 때,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꾸짖으며 물으시자, 저 깊은 무저갱에 들어갈 것을 두려워한 마귀는 스스로 정체를 밝힙니다. 자기 이름을 ‘군대’(legiw,n, 레기온, 숫자 6,000)라 실토하고 만 것입니다(30절).

여러분 마귀의 서열이 어떤지 우리가 들은 바도 없고, 아는 바도 없지만, ‘군대’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오늘 본문의 이 마귀는 매우 거칠고 힘센 마귀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마귀가 소대, 중대, 혹은 대대나 연대도 아닌, 헬라어 ‘레기온’ 즉 ‘6천 명 정도의 사단급 군대’라 스스로 이름을 밝히는 것은, 이들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사로잡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매우 강한 영적 존재인 것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3. 거라사 광인의 특징

그러면 오늘 본문에서 이처럼 강한 군대 귀신에 의해 점령당한 거라사의 광인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까? 첫째로, 오늘 본문 27절을 보면, 그는 ‘거라사 지역의 본토박이’였다고 소개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소꿉놀이하던 동무들이 거기 있을 것이고, 코 찔찔 흘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네 이웃들이 한데 모여 사는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고향 땅, 곧 사랑과 추억의 땅이 그에게 있어 ‘거라사’여야 합니다. ‘나의 살던 고향 거라사는 꽃피는 산골’이어야 했지만, 지금 심각한 귀신에게 사로잡힌 그에게 거라사는 수치의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멸과 능멸의 땅, 거라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둘째로, 오늘 본문은 그가 옷을 입지 않았다고 소개합니다. ‘옷을 입지 않고 살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아담과 하와처럼 태고적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뜻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은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수치심조차 느끼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한 인간의 인격이 소멸된 것입니다.

셋째로, 그는 ‘집에 살지 않았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집에 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프랑스의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라는 철학자는 말하기를 “집은 세상 안에 우리가 머무는 한 ‘구석’이 되며, 인간에게 최초의 ‘세계’가 된다. 집은 하나의 ‘우주’인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가스통 바슐라르,[공간의 시학](동문선)> 다소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만약 여러분들이 집에서 내몰려 거리에서 살아야 한다고 가정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집이 없다는 것은 단지 ‘잠잘 곳’a place to sleep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집이 없다는 것은 평범한 인간의 삶을 유지할 수 없음을 뜻합니다. 그의 ‘세계’가 망가지는 것이며, 그로 인해 그의 ‘영혼’이 파괴되는 것을 뜻합니다. 거라사의 광인이 집에 거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전 존재가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넷째로, 그 광인이 집을 떠나 머문 곳이 ‘무덤’였다는 것에 절망감은 더더욱 짙어집니다. 당시 무덤이란 오늘날처럼 잘 갖춰진 공동묘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무덤은 세상을 떠난 고인의 시신을 정성껏 ‘모시는 곳’이라면, 당시 무덤이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내버리는 곳’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버려진 무덤 사이에 머물렀다는 거라사의 광인, 그는 살아 있으나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동체로부터, 사람들로부터, 심지어 가족으로부터도 철저히 버림받은 사람인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29절 말씀에 보면 이 사람은 마귀에게 사로잡힐 때마다 ‘괴력’Herculean strength을 보이곤 했던가 봅니다. 그럴 때면 사람들이 온몸에 쇠사슬을 매고 족쇄를 채워서 그를 제어하려고 했지만, 성경은 말하기를, 그가 “그 맨 것을 끊고 귀신에게 몰려 광야로 나갔더라.”(29절)고 합니다. 한마디로 ‘통제 불능’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흥미롭게도 성경은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쳤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처럼 괴력을 소유했으니 그럴 법도 한데 말입니다. 오늘 본문과 같은 내용이 나오는 마가복음 5장 5절을 보면, 이 거라사 광인은 “돌로 자기의 몸을 해친 것”이 전부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거라사의 광인은 귀신 들리기 전에 흉악한 사람이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었고, 마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살아왔던 사람은 아니었을까 하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는 바로 이러한 거라사의 광인을 만나셨던 것입니다.

4.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피조물의 회복

여러분, 예수님은 우리의 겉모습이나 눈앞에 보이는 ‘현상’을 보는 분이 아닙니다. 얼마나 비싼 옷을 입고 있는지, 머리 스타일은 어떤지, 이런 것에는 전혀 관심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역사와 그 마음을 읽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예수님은 그녀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를 한꺼번에 훑으셨습니다. 삭개오를 만났을 때도, 니고데모를 만났을 때도 예수님은 겉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지나온 삶의 내력을 면면히 읽으셨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거라사의 광인을 만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피조물이 ‘더러운 마귀’에게 희롱당하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기에, 하나님이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는 그 영혼을 바라보시면서, 그를 제자리로 돌려놓고자 하신 것입니다.

오래전 <시인과 촌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하덕규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그가 부른 노래 중에 <풍경>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고 말입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베풀어 주신 일이 그러합니다. 옷을 벗고 다니는 그에게 다시 옷을 입히시고, 집을 나가 무덤에서 짐승처럼 지내는 그를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시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고, 이후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위엄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그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보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비록 귀신은 예수님을 보자마자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28절)라며 간드러진 표현으로 예수께 다가갔지만, 예수님은 그 귀신 따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으셨습니다. 긍휼함이 가득한 예수의 눈에는 귀신에게 사로잡힌 그 불쌍한 영혼만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는 것만이 예수님의 눈에 온통 가득 찼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귀신에게 명령하시기를,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29절) 호통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귀신들에게 돼지 떼에게 들어가기를 허락하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도 지체함 없이 귀신들은 그 돼지들에게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장 비탈로 내려 달린 돼지들은 호수에 들어가 몰살당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32-33절) 그리하여 비로소 옷을 벗고 다닌 거라사의 광인은 “옷을 입었으며”, 귀신에게 사로잡힌 채, 퀭한 눈으로 살아왔던 거라사의 광인은 “정신이 온전하여 졌고 예수의 발치에 앉았다”(35절)고 성경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을 떠나 살던 그에게 예수께서는 39절에서 “집으로 돌아가 하나님이 네게 어떻게 큰 일을 행하셨는지를 말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세상 풍경 중에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란 것을 오늘 본문을 통해 보여주신 것입니다.

5. 떠나기를, 머물기를 구하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의 마음이 이와 같은 예수님의 긍휼함으로 가득 찰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이 위대한 구원의 은혜가 우리 서강교회를 통해서 펼쳐지는 일이 많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회복되어서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과, 그리고 우리 서강교회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으로 아름답게 채색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오늘 본문이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위대한 예수의 구원을 지켜본 사람들의 반응이 참담하기만 합니다. 오늘 본문 36-37절을 보시면, “귀신 들렸던 자가 어떻게 구원 받았는지를 본 자들이 그들에게 이르매 거라사인의 땅 근방 모든 백성이 크게 두려워하여 예수께 떠나가시기를 구하더라”고 합니다.

그들은 분명히 보았습니다. “귀신 들렸던 자가 어떻게 구원 받았는지”를 말입니다. 예수의 구원을 확실히 보고 들었으면, 예수께 머물러 달라고 간청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거라사의 광인이 해방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예수께로 모여들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내게도 구원을 베푸소서’ 하면서, 자신의 불안한 삶도 회복되고 변화되고자 주님 발치에 앉는 것이 온당한 일 아니냐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백성들은 예수의 구원이 두려웠다고 합니다. 예수의 구원이 귀찮고 싫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예수께 ‘떠나시기를 요청’하고 만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떠나기를 구하는 그들을 향해 대꾸하지 않으십니다. 입을 닫습니다. 그저 떠나기 위해 아무 말 없이 배에 오르십니다.(37절) 그런데 그렇게 떠나시려는 예수님을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함께 있기를 구한 오직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광인이었다가 해방된 사람’이었습니다(38절). 오직 그만이 예수님의 은혜를 온몸과 영혼으로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은 예수께 떠나시기를 구하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함께 있기를 구하는 사람입니까? 여러분들은 주님의 은혜를 얼마나 갈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삶이 변화되기를 ‘정말’ 원하십니까? 아니면 지금의 모습이 그럭저럭 만족스러우십니까? 만약 우리가 2천 년 전 거라사의 시민으로 살고 있었다면, 과연 우리의 모습은 오늘 본문 어디 쯤에,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과연 이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될 자격이 있기는 한 것이냐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거라사의 광인이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위대한 풍경이었습니다. 우리도 기필코 그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개인의 삶과, 가정의 삶도 반드시 그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서강의 공동체가 머물고 싶은 풍경이 되어서 세상을 위해 그런 풍경을 빚어나가는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