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부르시는 갈릴리의 예수”

<마가복음 1장14-20절>

Ⅰ. 설교에 들어가며

할렐루야, 한주간도 평안하셨지요? 지난주에, ‘대면/비대면 상황’이 다소 조정되어서 오늘 이렇게 온유지역과, 1남선교회, 그리고 1여선교회 성도님들이 예배당에 나오셨습니다. 정말 환영합니다. 잘 오셨습니다. 예배당에 오셔서 예배하니 마음이 좋으시지요? 하지만 이렇게 떨어져 앉아야 하고요, 예배당에 나오셨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해서, 우리 마음이 완전히 편치는 못합니다.

여러분, 조금 더 힘을 내시기 바라고요, 지난주에 우리가 “내 곁에 계신 주의 음성을 듣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하자고 피차 권면했었는데요, 오늘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이 예배를 통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예배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들려질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Ⅱ. 설교

1. 선교 강의 때의 질문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종종 컨퍼런스에 초대받아서 “선교와 부르심”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곤 했었는데요, 그중에 KOSTA라는 집회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KOSTA는요, 1986년에 시작된 전 세계적인 한국인 유학생 집회입니다. 2015년에 초대를 받아서, 강의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KOSTA에서 저를 초대할 때, 제게 특별히 부탁하기를, “선교사님, 이번에 강의하실 때, 무작정 선교사를 하려는 친구들을 좀 말려주세요”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선교사에게 강의를 부탁하면서, “선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을 말려달라”고 했던 게 다소 의아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부르심’은요, 학자들이나 목사님들이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알 것 같다가도, 모르기도 하는 게 부르심이고요, 또 맞는 것 같다가도, 아닐 때가 종종 있는 게 부르심이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이라는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언지 알 수 없는 강한 끌림이 있고요, 저항하려고 해도 저항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사실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오늘 마가복음 본문에 나오는 부름받은 제자들의 모습과도 같이, 뭔가에 홀린 듯이 주님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부르시다

그래서 부르심에 대해서는 사실 여러 각도에서 할 말이 많이 있기도 합니다. 성직자로의 부르심부터 해서, 평신도로서 각자의 삶 속에서 구현해 내야 할 부르심까지 다양합니다. 오늘 그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을 것이고요, 저는 다만 오늘, 우리 주님은 지금도 갈릴리 호숫가를 거니시면서, 부족한 우리들을 부르고 계신다는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우리는 마가복음 1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을 처음 부르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14-15절을 보면 세례 요한이 붙잡혔다는 것을 보도한 뒤에, 곧이어 예수님께서 갈릴리로 돌아가셔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고 합니다. 그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고 있는데요, 그것은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겨우 두절 밖에 되지 않는 14절과 15절 말씀은요, 결코 만만한 구절이 아닙니다. 이 두 구절은요, 19세기와 20세기 초반, 유럽의 많은 신학자들이 벌인 논쟁의 중심에 서 있던 구절입니다. 그래서 어떤 신학자는 마가복음에서는 14-15절이 가장 어려운 구절이고, 이 구절만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면, 마가복음 전체를 통째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그 신학자들의 논쟁에 뛰어 들 필요는 없을 것이고요, 다만,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삼고자 하셨던 것처럼,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도, 나이와 상관없이, 신앙의 경륜과 상관없이, 부하거나 가난하거나와 상관없이, 모두 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동등하게 부름 받았음을 깨닫게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3. 두 그룹의 제자들을 부르시다 : 실패와 성공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갈릴리 해변을 지나가십니다. 이곳에서 두 그룹의 사람들을 만나는데요, 첫 번째는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였고요, 두 번째는 세베대의 아들이라 소개되는 ‘야고보’와 그의 형제인 ‘요한’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몇 구절 되지 않으니까요, 여러분, 성경을 잘 살피시면서 한번 따라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오늘 말씀 속에서 예수님이 그들을 만나실 때, 이 두 그룹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먼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요,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하고요, 두 번째 그룹은 “그물을 깁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아마도, 두 번째 그룹은 이미 고기잡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만선이 되어 돌아왔던가 봅니다. 반면에 첫 번째 그룹인 ‘시몬’과 ‘안드레’는 여전히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고 하니, 그때가 정확히 몇 시나 됐는지는 모르지만, 고기잡이가 시원치 않았을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여러분, 때로는 어떤 사람들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성공가도를 달리던 중에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을 만난 두 그룹은 제각각, 한쪽은 여전히 “그물을 던지고 있는, 바로 그 실패의 자리에서”, 그리고 다른 한쪽은 “그물을 깁고 있는, 바로 그 성공의 자리에서”, 예수님을 따라 나선 것이다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잘 알다시피, 실패도 그리고 성공도, 예수님을 따라 나설 조건이 되기는커녕, 장애물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①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 그런 척박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음성이 들리기나 했겠습니까. ②성공에 취한 사람들은, 그냥 성공에 우쭐대기 바쁠 것이고요, 이제 물고기를 팔아 통장에 쌓일 잔고를 기대하면서 자기들을 부르는 예수님의 음성 따위에 귀-기울일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시몬과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을 먼저 칭찬하고 싶고요, 오늘 함께 예배하는 여러분, 모두에게도 동일한 격려와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나선다는 것은, 실로 위대한 결단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피차 격려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4. 두 그룹의 제자들을 부르시다 : 다급하게, 부드럽게 부르시는 음성

여러분, 그런데 저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실 때, 어떤 음성으로 부르셨을까, 궁금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인 시몬과 안드레가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면, 아마도 해안에서 제법 떨어져서 고기를 잡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면 예수님이 그들을 어떻게 부르셨을까요? 낮은 목소리로, “나를 따라 오라”고 하시지는 않았겠지요. 아마도 저 멀리서 물살을 가르며 고기를 잡고 있는 그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힘껏 외쳐 불렀을 것입니다. “이보게, 시몬, 안드레, 나를 따라 오게”라고 하시며, 손짓도 하셨을 것만 같습니다.

반면에 두 번째 그룹인 야고보와 요한은 이미 만선을 이루어 해안에서 아버지와 품꾼들과 함께 그물을 깁고 있었다고 하니, 크게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배 곁으로 저벅저벅 걸어가셔서 나지막히 그들을 부르셨을 것입니다. “이보게나, 야고보, 요한, 나를 따라 오시게”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이처럼, 우리 주님이 우리를 부르실 때는요, 어떤 때는 천둥이나 우뢰처럼 우리를 다급하게 부르시기도 합니다만, 어떤 때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긋나긋하게, “부르신 듯 아니 부르신 듯”, 그렇게 부르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둘 다 분명 ‘확실한 부르심’입니다. 보통은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면, 뻑적지근한 체험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난 주 말씀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사무엘의 “곁에 서서” 부르셨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님은 오히려 우리 삶 속에 가까이 오셔서, 우리의 영혼이 그분의 음성에 고요히 스며들도록, 따뜻한 음성으로 우리의 갈 길을 지시해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5. 두 그룹의 제자들을 부르시다 : 부하거나 가난하거나

여러분, 그 다음으로 우리가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인 시몬과 안드레, 그리고 두 번째 그룹인 야고보와 요한, 두 부류 중에 어느 쪽이 부유했고 어느 쪽이 가난한 어부였겠습니까? 혹시 파악이 되실까요? 첫 번째 그룹은 가난한 어부였고요, 두 번째 그룹은 부유한 어부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두 번째 그룹인 야고보와 요한은요, ‘세베대의 아들’로 소개가 되고 있지요. 여러분 세베대가 누군지 알 아시지요? 세베대는요....... 사실 저도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세베대는요,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 이렇게 네 복음서에 죄다 등장하는 이름이면서도, 성경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려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의 이름은 야고보와 요한을 소개할 때만 나옵니다.

여러분, 최진사댁엔 딸이 몇이 있었지요? “셋” 그 중에서도 몇째 딸이 제일 예쁘다던가요? “셋째 딸” 그리고 최진사는 어디에 살던가요? “건너 마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나요? 우리는 최진사가 누군지 모르면서도 최진사를 잘 아는 것처럼, 세베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갈릴리 어촌 마을에서는 ‘세베대’라고 하면 그가 누군지 ‘설명할 필요 없이’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다짜고짜 “세베대의 아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저 1세기의 독자들처럼 세베대가 누군지 아는 척만 하면 됩니다. 최진사처럼 말입니다. 더군다나 오늘 말씀에서 이 가족은요, ‘품꾼들’을 거느리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부유한 어부였음에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힌트는요, 성경 원어에 있습니다. ①오늘 말씀에서 시몬과 안드레가 “그물을 던졌다”(“암피발로”)는 말은요, 희랍어로 보면 직경이 3-4m 정도 되는 ‘둥그런 투망’을 던졌다는 표현이 됩니다. 그러니, 이들이 타고 있던 배도 어느 정도 였을지 상상이 되겠지요? ②반면에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이 “그물을 깁고 있었다”고 할 때, 그 그물은요, 희랍어로 “딕티온”이라 하는데요, 크기가 15m 정도나 되는 그물입니다. 위쪽에는 나무 막대기를 달아 물에 뜨게 하고요, 아래쪽엔 돌을 달아서 물속에 가라앉게 합니다. 그래서 이 그물을 물속에 수직으로 세워두고, 물고기를 그 그물 쪽으로 몰아서 고기를 잡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였을지 상상이 가시지요? 이런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면, 최소한 배가 두 대 혹은 세 대 정도가 협동을 해서 물고기를 잡는 규모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실어오려면 배도 커야하고, 그 일을 도울 수 있는 품꾼들도 당연히 필요했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첫 번째 그룹인 시몬과 안드레는 프랑스의 화가 삐에르 드 샤반Pierre Puvis de Chavannes의 그림에 나올 법한 가난한 어부였을 것이고, 두 번째 그룹인 야고보와 요한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에 비할 것 아니겠으나, 적어도 갈릴리 지역에서는 소문난 유지 집안이었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가난하건 부자건, 그것이 우리 주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님이 누구를 부르실 때는, 통장 잔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부르실 때, 따라 나설 용기가 있느냐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시몬과 안드레는 호구지책을 위한 필수품이었던 “그물”을 버렸다고 하고요, 야고보와 요한은 자기들 명성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아버지 ‘세베대’와, 어업에 있어서 필수적인 배와, 품꾼들과 그리고 그물“까지 다 버렸다고 합니다. 이 두 그룹 양쪽 모두 ”버리고, 남겨두고 따라갔다“ 하는 것만이 이 부르심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그 열 한 제자 다시 부르시사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두 그룹의 제자들을 부르신 말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복음서에 나오는 제자들은 어떻던가요? 이렇게 위대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그리고 예수님 곁에 바짝 붙어서 따라다녔으며, 그 위대한 말씀들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제자들이 결국 보여 주었던 모습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한마디로 ‘배-신’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단어보다, 이 단어만큼 제자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은 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때는 사사건건 문제만 일으키고 결국 배신으로 일관된 제자들의 모습을 복음서에서 읽을 때마다, 무척이나 불편하고 괴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완벽하기는커녕, 불완전하기 이를 데 없고요, 괴팍하기는 또 어쩌면 그렇게 괴팍한지, 일관성도 없고 인간성도 좋지 않아 보이는 이 부름받은 ‘문제 많은 제자들’을 불러다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사용하려 하셨던 예수님이 측은해 보일 지경입니다. 예수님의 ‘판단 미스’ 아니었나 싶은 마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많이 불렀던 복음성가 중에 “가서 제자 삼으라”가 있지요? 이 노래를 불러보시라고 하면, 아마 여러분들은 “가서 제자 삼으라~ 나의 길을 가르치라~ 세상 모든 영혼이 네게 달렸나니~” 이 부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찬양을 부를 때마다 우리가 정말 잊지 말고 가슴 치며 기억해야 할 것은, 1절입니다. “갈릴리 마을 그 숲 속에서 주님 그 열 한 제자 다시 만나시사” 이 부분이어야 할 것입니다.

몇 명의 제자라고요? 마태복음 28장 16절은 “열 한 제자가 갈릴리에 가서 예수의 명하시던 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열 한명’의 제자였습니다. 혹시, 열 하나면 어떻고, 열 둘이면 어떤가? 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여러분, 열 두 제자와 열 한 제자는, 그저 숫자 하나가 모자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12라는 숫자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완전’을 의미하는 단어고요, 그래서 이스라엘의 지파가 12이어야 했고요, 예수님의 제자들이 굳이 12명이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12제자가 11제자가 됐다는 것은, ‘완벽하게 구제불능’이며, ‘완벽하게 불완전한 공동체’가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 불완전한 제자들이 다시 갈릴리로 돌아가서, 예수님을 만났고요, 그 구제불능처럼 보이는 11 제자들에게 예수께서는 비로소 저 유명한,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19-20>는 위대한 지상명령을 하달하신 것입니다.

Ⅲ. 설교를 마치며

오늘날 대표적인 기독교 저술가인 필립 얀시Philip Yancey가 아주 오래 전에 쓴 책 중에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란 얇은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필립 얀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일요일 아침에 예배당 좌석을 채운 사람들을 둘러보면, 하나님이 어떤 ‘모험’을 감행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다. 무슨 이유에선지 이제 하나님은 불기둥이나 구름 기둥으로가 아니고, 내가 다니는 교회를 비롯하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다른 모든 교회를 구성하는 ‘잡동사니 인간들’을 통해서 세상에 자신을 계시하신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허물 많은 죄인들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잘 고백하기도 합니다. 필립 얀시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어쩌면 ‘잡동사니 인간들’이라 불려도 무방할 것입니다. 마태복음의 말씀대로라면, 우리는 11명의 구제불능의 공동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예수께서 제자들을 처음 부르신 곳도, 그리고 그들을 다시 불러 모으신 곳도 ‘갈릴리’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갈릴리’는요, Outsider, 곧 ‘비주류들’이 사는 지역으로 각인된 곳이었으니까요.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저는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갈릴리 호숫가를 거니시는 우리 주님이 불완전한 우리들을 부르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 2021년 1월24일 주일 예배를 드리는 우리들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사용하시겠다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위중하고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지 잘 압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우리보다 더 잘 아십니다. 우리들은 우리가 연약하고, 그다지 주님께 충성을 다하지 못했던 것을 압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우리보다 그런 우리들을 더 잘 알고 계시기에, 다시금 불완전한 우리들을 갈릴리로 오라 부르고 계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은 연약하십니까? 여러분들은 부족함이 많으십니까? 여러분들은 참 많이 실패를 경험하셨습니까? 아니면 제법 성공도 이루며 살아오셨습니까? 축하드립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기에 적임자들이십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만 골라 제자로 삼으셨으니까요. 여러분, 이번 한 주간 기도하실 때에, “주님 나는 주님의 제자입니다”, 이렇게 믿음으로 고백하며 지내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머뭇거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계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나를 따라 오라” 말씀하시는 분은, 우리보다 더 우리를 잘 아시는 분이시기에, 우리들에게 모험을 거셨습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가 실패한 그물이건 배건, 우리가 성공한 그물이건 배건, 다 버려두고 “나를 따라 오라” 말씀하십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실패와 성공은, 그물과 배에 있지 않은 까닭입니다. 우리 한번 믿음으로 다같이 고백하겠습니다. “주님, 나는 주님의 제자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