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광야로 나아오라

<마가복음 1:4-9>

Ⅰ. 설교에 들어가며(윤동주와 함께 서강에 뜬 별을 바라보다)

며칠 째 강추위가 한반도에 몰아치고 있습니다. 다들 평안하신가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도 그렇지만, 가급적이면 여러분, 외출을 삼가주시고요, 부득불 외출을 하셔야 하면, 있는 옷 아끼지 마시고 따뜻하게 입고 조심해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새해가 들자마자 이처럼 강추위가 몇 년 만에 기승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추운 건 추운 거지만, 한편, 우리로 하여 새해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으로 새겨 받습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지금 이 시간 어디에 계시든, 여러분이 드리는 예배의 자리로 찾아오시는 우리 주님의 포근한 온기가, 여러분들의 삶과 가정에, 그리고 온 교회에 두루두루 펼쳐지는 시간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오늘 말씀에 앞서 시를 한편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아마 잘 아시고 익숙한 시가 아닐까 하는데요,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시인 윤동주가 1941년, 지금의 연세대학교인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던 시절 써내려간 “별 헤는 밤”의 일부였습니다. 언덕에 올라 저 멀리 북간도에 있는 고향 땅을 그리며 써내려간 이 시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많이들 암송도 하시고요, 아마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윤동주의 시는 그의 친구이자 연희전문학교 후배인 정병욱을 통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란 제목의 시집으로 해방 후에 출간이 됐지요.

훗날 정병욱은 선배인 윤동주를 회상하면서, 1976년에 “잊지 못할 윤동주”란 제목의 수필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시절, 해가 저물 때쯤이면 습관처럼 후배 정병욱과 함께 산책을 나섰다고 하는데요, 여러분, 윤동주가 즐겨 찾아서 사색에 잠기던 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 교회가 있는 ‘서강지역’이었습니다. 특별히 제가 읽어드린 시 “별 헤는 밤”에서 이런 구절이 나오지요.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문득, 그 “언덕”이 어딜까 궁금했습니다.

여러분, 이 서강 지역에 어디에 언덕이 있습니까? 아마도 당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와우산 중턱, 우리 서강교회가 있는 이 지역 어디쯤엔가 윤동주와 정병욱이 산 중턱에 걸터앉아, ‘아래로’는 흐르는 강과, ‘위로’는 은하수로 허옇게 물들인 별들을 바라보며, 저 먼 북간도 고향 땅의 어머니를 그리워하진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시간은 흘렀고, 윤동주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가 이곳 서강지역에서 그때 바라보았던 별들과 강물은 2021년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영원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윤동주, 그도 그러했지만, 이 서강교회를 섬기는 우리도,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 신앙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이, 빠르고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태초로 이제껏, 그리고 이후로도 영원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보고 사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오늘 말씀에 앞서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Ⅱ. 설 교

1. 장엄한 서사시, 창세기

우리들은 창세기 1장을 읽을 때마다 그 장엄한 서사시에 압도되곤 합니다. 모든 만물이 존재하기 이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티끌만한 상상조차 불가능한 그 때에 관하여, 세상 모든 만물을,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지으셨음을 기술한다는 것은, 성경이 말하고 우리가 고백하듯이, “하나님이 주시는 영감”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창세기 1장을 펼쳐 읽으며 묵상한다는 것은 실로 위대한 일입니다. 창세기 1장은 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반복해서, 소리내어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에게 신비로운 하나님의 창조세계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창세기 1장2절은 말합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이전의 상황은 이 구절에서 세 단어로 묘사됩니다. ‘혼돈’이요, ‘공허’며, ‘어둠’이었다는 뜻일텐데요, 그런데 이런 혼돈과 공허와 어둠을 한순간 물리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바로 3절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고 하듯이, “하나님의 말씀 사건”으로 말미암아, ‘빛’이 발현됨으로, 혼돈과 공허와 어둠을 거둬내셨다는 뜻일 것입니다.

여러분, 이 말씀을 읽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난주에 우리가 나누었던 말씀 요한복음 1장을 떠올리게 됩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그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하셨고,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는 것,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빛’으로 오셨다는 증언 말입니다. 삼박자가 척척 맞아 떨어지는 증언이지요? 창세기의 말씀과 요한복음의 증언이,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하나가 된 것입니다.

2. ‘아름다움’과 ‘질서’ 그리고 ‘빛’

그리고 이어서 창세기 1장 4절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 빛이 좋았다” 하신 것처럼, 하나님 창조의 첫 번째 의미는 “아름다움”Beauty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는 하나님 창조의 두 번째 의미를 창세기 1장 5절 말씀에서 듣습니다. 하나님은 빛으로 “낮과 밤을 나누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에 ‘질서’Order를 부여하셨다는 것입니다. 무질서였던 ‘혼돈’과 ‘공허’와 ‘어둠’을 물리치고, 이제 낮과 밤을 정교하게 나눠주심으로, 우리가 매일의 일상을 아름답고도 질서정연하게 빚어가도록 하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짧지만 이 말씀에서 우리는 ①‘혼돈’스런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셨고, ②‘공허’한 세상을 ‘아름다움’에 물들게 하셨으며, ③‘어둠’은 ‘빛’으로 환히 빛나게 되었다는, 대 전환의 서사시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창세기가 말하는 하나님 창조의 가장 근본적인 뜻이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이처럼 ‘혼돈’과 ‘공허’와 ‘어둠’으로 막막한 세상을 산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 ‘빛’으로 오시고, 그리하여 우리 삶이 주의 말씀으로 질서정연하도록 제자리를 찾게 해주시며, 이로서 하나님께서는 끝내 우리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주실 것을 믿는 것이어야 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그런 믿음으로 사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을 드립니다.

3. 광야란 어떤 곳인가

오늘 우리는 마가복음 1장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배경이 되는 곳은 “광야”입니다. 광야에서 세례 요한이 “죄를 용서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광야는 어떤 곳입니까? 여러분들은 광야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저에게는요, 지난 13년의 광야 생활이 있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미국 애리조나 중에서도 가장 척박하고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그런 황량한 땅이었습니다. 여름에는 4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뙤약볕으로 견디기 힘들고요,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눈도 많이 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봄의 날씨는 그런대로 괜찮기도 하지만, 문제는 3월부터 5월까지, 황사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곤 합니다. 그래서 문틈과 창문 틈으로 흙과 모래가 비집고 들어와서, 밖에 있다가 집 안에 들어가면 마치 황토집에 들어온 것처럼 구수한 냄새가 집안에 진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한 광야는 일차적으로, “사람이 정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란 강한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성경은 ‘광야’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출애굽’한 히브리 백성들에게 광야란, 그저 “죽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뭐만 있으면 그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향해 원망”을 늘어놓으며 “더는 못 가겠다”고 버팅기기만 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아는 엘리야도 광야를 경험했었지요. 엘리야 선지자는 아합왕과 이세벨로부터 도망쳐 광야에 들어간 뒤에, 하루도 못되어 로뎀나무 아래 앉아 “차라리 죽고 싶다”며 울고불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에게도 광야는 그저 “죽음의 자리”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이 말하는 광야는, 마치 방금 전 살펴본 창세기의 언어로 하자면, ‘혼돈’과 ‘공허’와 ‘어둠’만이 기다리고 있는 ‘죽음의 골짜기’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5. 그들이 광야로 나아왔다

그런데, 오늘 마가복음은, 바로 그런 광야에서 세례 요한이 죄를 용서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했다는 얘깁니다. 그랬더니, 오늘 말씀 5절에 보면, “온 유대 지방 사람들과 온 예루살렘 주민들이 그에게로 나아가서, 자기들의 죄를 고백하며,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알다시피, 세례 요한이 살던 때에, 유대인들은 죄를 용서받을 아주 좋은 방법이 있었습니다. 죄가 있는 사람은 제사장을 찾아가 제물을 바쳐 제사를 드리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죄를 용서하는 제사 행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제사장’들만이 할 수 있었고요, 또한 아무데서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예루살렘 성전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 이런 관행이 완전히 뒤집어 지고 있습니다. 온 유대 지방 사람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예루살렘에 살던 사람들조차도, 그 예루살렘에서 나와 광야로 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분명합니다. 백성들은 제물을 살 돈이 없었던 것이지요. 제물을 살 돈은 고사하고, 끼니를 걱정하는 빈궁의 상태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죄의 용서를 받을 길이 아예 없어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예루살렘 성전에서의 제사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던 것입니다.

6. 그들이 교회로 나아왔다

여러분, 우리 교회 100년사를 보면요, 우리 서강교회 믿음의 선진들도 선교 초창기에 이와 비슷한 가난과 궁핍 속에 살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에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마포와 서강나루에 고깃배나 미곡배들이 들어오면 지게로 짐을 날라주고 삯을 받아 사는 것이 유일한 호구지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고두영권사님은 증언하시기를, “배가 들어와 돈을 벌면 밥을 먹고, 못 벌면 굶는 생활”이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만약 그런 상황 속에서, 당시 우리 교회가, 헌금을 하지 않는 성도들은 내치고, 굶고 있는 성도님들을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겠습니까.

감사하게도, 그리고 감격스럽게도, 여러분, 저는 우리 교회의 또 다른 역사 속에서, 우리 교회는 광야에 선 세례 요한의 후예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뒤에, 우리 교회에 관한 기록 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전쟁의 화를 입은 불구자들, 남편을 여윈 과부들, 아버지를 잃은 고아들이 교회를 채우고 있다. 저들 중의 많은 사람이 먹을 것이 없어서 술쟁강이를 사다가 먹는데 그나마도 돈이 없어 살 수 없는 형편이다. 모두 영양 불량으로 창백한 얼굴에 몸에는 남루를 걸쳤다. 모두 비애와 고통과 실망으로 엉클어진 것 같다. 그들에게 유일한 희망과 평화와 위안이 되는 곳이 곧 교회였다.”

여러분, 이 얼마나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자랑스런 우리 서강교회의 역사인가요. 비록 몸도 성치 못하고, 영혼도 찢어질 듯, 성할 곳이 없던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그들이 가야할 곳, 모여야 할 곳이 어딘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교회는 그런 사람들을 기꺼이 얼싸 안아주었고요, 그 소문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하나님께 기도하고 예배함으로, 오늘의 119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유대 백성들이 광야로 달려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 한들, 그것이 그들 삶과 영혼의 만병통치약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만나야 할 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례 요한은 오실 그분을 기다리며, 그분의 길을 예비하고 평탄케 하는 자신의 사명을 광야에서 외로이 감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교회에 나왔다고 해서 전쟁의 화를 입은 그들의 삶이 일순간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들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우리 교회 어르신들 중에는 아마 어린 시절, 물로 배를 채우며 누더기 옷을 걸치고 예배당에 나와 예배했던 기억이 있는 분도 계실 겁니다. 교회에 나왔던 것은 단 하나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7. 빈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렇습니다.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오실 그분을 예비하며 외치는 자의 소리로 살았습니다. 자신은 “그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조차 없다”며 겸손히, 오실 그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우리 교회의 역사도, 이러한 세례 요한이 보였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교회는 있는 그곳에서, 마치 세례 요한과 같이, 오실 그분을 준비하고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존재 이유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광야같은 세상에서 말입니다.

오늘 말씀 마지막 9절에 보면, 드디어, 우리 예수님이 광야에 등장을 하십니다. 예수께서도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셨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제 광야는 달라졌습니다. 이제 광야는 다른 곳이 될 것입니다. 앞서 우리가 알아 본 것처럼, 구약성경이 말해왔던 광야는 창조 이전의 상태와 같이, ‘혼돈’과 ‘공허’와 ‘흑암’이 가득한 죽음의 골짜기와 같았으나, 이제 광야는 그런 곳이 아니게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광야에 신도시라도 건설이 되었습니까? 아닙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곳, 광야에 예수님이 오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준비하다가 고진하 시인의 “빈들”이라는 아주 오래된 시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첫 목회를 나갔을 때에도 즐겨 찾던 시였고요, 또한 13년 광야생활을 할 때에도 암송하던 시입니다. 그 시가 이렇습니다. “늦가을 바람에 마른 수숫대만 서걱이는 빈들입니다. 희망이 없는 빈들입니다. 사람이 없는 빈들입니다. 내일이 없는 빈들입니다. 아니, 그런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아무도 들려 하지 않는 빈들, 빈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당신은”

Ⅲ. 설교를 마치며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우리의 삶은 어쩌면, 이 시에서처럼, 광야에 서걱이는 마른 수숫대와 같은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①시들고, 또 시들어서,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혼돈 속에 움츠러들기도 할 것입니다. ②때로는 우리의 인생이 공허하다 느껴져 우울과 번민으로 불안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을 줄로 압니다. ③오늘도 힘이 들었는데, 내일은 또 어떨까 싶어, 긴 밤을 하얗게 지새워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오늘 성경은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예수께서, 우리가 겪고 있는 ‘그 광야’에 오셨다고 말입니다. 예수께서 광야에 오심으로 이제 그 광야는 이전의 광야가 아니게 됩니다. 이제 그 광야는 주님이 가득 채우고 있는 은혜와 용서의 자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광야의 길로 나아오길 주저하지 마십시오. 우리 주님이 광야에 계십니다. 먼저 광야로 가신 우리 주님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니, 여러분, 여러분의 삶이 마치 메마른 광야와 같아서, 견디기 힘들다 느끼신다면, 그 광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주님도 만나야 합니다. 그 주님은 못보고, 광야만 봐서는 안 됩니다. 광야를 보시더라도, 우리 주님의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이 한 주간을 살면서, 또다시 힘들고 우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주님, 내 삶을 충만히 채우시는 주님‘도’ 보게 하옵소서.” 내 삶을 암울하게 만드는 저 세상이 하릴없이 내 눈앞에 들어와 있으나, “주님도 보게 하옵소서”, 라고 말입니다.

이 기도로 한 주를 아름답게 빚어나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