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의 코드로 오시다”

<요한복음 20장1-18절>

Ⅰ. 설교에 들어가며

할렐루야!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우리 주님이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모든 절망과 어둠의 사슬을 끊으시고, 모든 믿는자들에게 부활의 소망과 능력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2021년, 비록 우리들은 힘겨운 어둠의 터널 속에 있었지만, 이제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 삶에 생명의 빛을 비춰주셨습니다. 말씀에 앞서, 우리 삶 가까이 다가오시고, 풀죽은 우리를 살리시는 부활의 주님을 온 영혼으로 맞이하는 시간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여러분, 제 이름이 무엇인가요? ‘임태일’이지요. 그런데 이 이름은 제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부모님이 개명을 해주신 것이고요,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임-태-곤”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제 신변상의 비밀을 이렇게 공공연히 노출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어떤 게 더 낫습니까? 둘 다 좋지요?) 그런데 여러분, 그렇기 때문에 저를 “임-태-곤”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친척들을 제외하면, 저와 유년시절부터 관계를 맺어 온 특정한 사람들만이 부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코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다짜고짜 “태곤아!” 하고 부르는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서, 저도 그 친구를 단번에 알아 들은 적도 있습니다.

다른 얘기를 또 하나 하겠습니다. 여러분, 과거 태평양 전쟁이 한창일 때, 당시 일본은 미국의 통신망을 도청해서 미국과의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히곤 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심 하다가, 미국 원주민을 통신병으로 기용하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제가 살았던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던 ‘나바호 원주민’과 그리고 제가 섬겼던 ‘호피 원주민’ 부족들 중에 영어와 원주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들을 선발했던 것입니다. 중요한 전투 기밀사항들을 그들의 부족 언어로 전달을 하면, 설사 일본이 도청을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할 것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400명이 넘는 원주민 암호 통신병들이 태평양 전쟁과 또한 한국전쟁 당시에도 맹활약을 벌였던 역사가 있습니다. 이들을 일컬어서, 남들이 모르는 “코드를 말하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Code Talker’라고 부릅니다. 코드를 모르면 백번-천번 들어도 모릅니다. 오직 코드를 아는 사람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

Ⅱ. 설교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부활 기사에 나오는 본문의 주인공은 ‘막달라 마리아’입니다. ‘막달라 출신의 마리아’라는 뜻이지요. 여러분, 막달라 마리아는 어떤 인물인가요? 성경에는 마리아라는 이름이 여기저기서 자주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여러분들도 ‘이 마리아가 저 마리아 같아서’ ‘어떤 마리아가 어떤 마리아인지’ 종종 헷갈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기회에 마리아에 대해서 정리를 한번 하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일단 여러분, 조금 어려운 얘기처럼 들리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이것부터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일상생활에서는 헬라어가 공통어로 사용되고 있었고요, 그래서 성경도 헬라어로 기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가족 끼리 있을 때나, 아니면 친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히브리어를 사용했을 겁니다. 여러분, 구약성경에 모세와 아론의 누이였던 ‘미리암’을 아실 것입니다. ‘미리암’은 때로 ‘마리암’이라고도 하는데요, 이 이름이 헬라식 이름으로 불릴 때에 ‘마리아’로 변경되어 불립니다. 예수님의 히브리식 원래 이름은 “요슈아”이지요. 그것이 헬라화 된 이름이 “예수스”라고 불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러분, 성경에 마리아는요, 물론 몇 명 더 있긴 합니다만, 크게 보면 세 명의 마리아가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입니다. 이것은 헷갈릴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마르다’의 자매였던 ‘마리아’가 있습니다. 이들은 베다니 마을에 살고 있었고, 이들의 오라버니가 바로, ‘나사로’였습니다. 이 베다니 마을의 마리아가 바로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그 마리아입니다. 여러분, 이 마리아를 ‘베다니 마리아‘, 이렇게 구분해서 기억하시면 수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막달라 마리아입니다. 여러분들은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아마 찬송가 211장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막달라 마리아 본 받아서” 이런 찬송 가사가 있지요? 그런데 여러분,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이 노래의 가사는 잘 못된 것입니다. 성경에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께 향유를 부었다는 본문은 없습니다. 제대로 설명하자면 조금 긴 설명이 필요한데요, 여튼 막달라 마리아는 아닙니다. 작사한 사람도 헷갈렸을 것이고요, 한국 찬송가 위원들도 그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탓입니다. 나중에 한 번 성경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이 찬송가를 자주 부르기 때문에, 오히려 성경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대로 부르려면,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베다니 마리아 본 받아서” 이렇게 불러야 맞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막달라 마리아가 ‘매춘부’였다는 소문은 어떻게 된 건가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건 억측입니다.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도 않고요, 다만 과거 7세기에 로마의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우스 1세가 자신의 강론 중에 막달라 마리아를 ‘매춘부’로 묘사했던 것이 유일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300년 동안 교회가 그녀에게 매춘부라는 오명을 씌어 왔습니다. 다만 1969년에 와서 가톨릭교회는 그레고리우스 1세의 설교가 잘못된 것임을 뒤늦게나마 공식적으로 인정을 했으니 참 다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잘 아는 영화 [Passion of Christ]나 뮤지컬인 [Jesus Christ Superstar]에서는 여전이 막달라 마리아를 매춘부로 그리고 있는데요, 이것은 작품의 가치를 떠나서 사실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그러면 막달라 마리아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성경에는 그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만, ①첫째로, 막달라 마리아가 성경에 제일 처음 등장하는 것은요, 누가복음 8장 2절에서 소개하듯이, 요안나와 수산나를 비롯해서 여러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신의 재물을 써가며 예수님을 섬겼던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막달라 마리아가 상당한 재력가였음을 암시해 주는 말이겠지요.

②두 번째로, 여러분 ‘막달라 마리아’라는 표현은, ‘막달라 출신의 마리아’란 뜻인데요, 이런 표현 자체가 여성에게는 아주 낯선 것이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여성의 존재가 아주 미미한 것이어서, 법정에서 합법적인 증인으로 인정받지도 못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남성의 소유물 정도로만 취급받던 시대였기 때문에, 성경에 여성이 소개될 때는요, 그냥 이름만 나오던지 아니면, “누구-누구의 아내 혹은 모친”, 이런 식으로 소개가 됩니다. 예를 들면,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 “구사의 아내 요안나” “사갸랴의 아내 엘리사벳” “예수의 모친 마리아”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므로 ‘막달라 마리아’라는 표현은요, 그만큼 마리아가 막달라 지역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어서, 사람들이 함부로 대할 수 없을 만큼 덕망 있던 사람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상당한 재력도 갖춘 여성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③세 번째로, 우리가 아는 것은, 역시 누가복음 8장2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귀신에 들렸던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 악한 영의 목표는 한가지입니다. 곧 “인간의 영혼을 빼앗고 지배하려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녀로 살지 못하고, 악령의 주사바늘에 꽂혀 살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성경은 막달라 마리아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도 넷도 아닌, ‘일곱 귀신’에 들렸다고 하니, 과거 그녀의 영혼이 일곱 갈래로 찢겨서 황망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삶의 무게가 컸겠지요. 그 시련의 무게는 우리가 가늠할 길이 없습니다. 얼마나 험난한 시간을 보냈고, 얼마나 어둠의 늪에서 헤맸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오직 그녀를 만나주었던 예수님만 아셨겠지요.

다만, 어둠의 늪에 빠져 있었을 때, 빛으로 오셔서 치유해주신 예수님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했던지,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12제자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함께 따라 다니면서 예수님을 섬기게 됩니다.

④네 번째로, 우리는 막달라 마리아의 모습을 마태복음 27장 55절과 56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열두 제자들은 다 떠나고 없었어도, 그 참혹한 십자가 곁을 눈물로 지켰던 사람이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시고 위대한 말씀을 가르치실 때도 그분과 함께 있었지만, 그 참혹한 십자가 처형을 당하실 때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예수님 곁을 지켰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⑤마지막 다섯 번째로, 오늘 우리가 읽은 요한복음 20장을 포함해서요, 예수님의 부활 이야기가 나오는 네 개의 복음서 모두가 ‘공통적으로’ 막달라 마리아를 ‘부활의 첫 번째 증인’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의 이야기에 대해서 이미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이른 새벽에 무덤에 왔다가 무덤에서 돌이 옮겨진 것을 봤지요? 그래서 깜짝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수제자였던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셨다 하는 다른 제자에게 쏜살같이 뛰어가서 그 사실을 고했습니다만, 10절 말씀에 보면, 이 두 제자들은 시신이 없어진 것만 확인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버렸다고 합니다. 아연실색입니다. 여러분 만약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이 사라졌다고 한다면, 우리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는 무엇입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인가요? 집으로 돌아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꼼짝 안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던 것인가요? 아니지요. 시신을 찾으려 애를 써야겠지요. 오늘 새벽 시간에 나눴던 말씀처럼, 아리마대 요셉과 니고네모가 자기들이 했어야 할 예수님의 장례식을 대신 치러줬다면, 최소한 시신을 찾아보려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태가 이러했으니, 막달라 마리아의 심정은 어땠겠습니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생각하며, 무기력감이 몰려왔을 것입니다. 하여, 하릴없는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가련하고도 처참한 모습인가요. 우리가 만약 2천 년 전으로 돌아 갈수만 있다면, 그녀의 손이라도 잡아주고, 등이라도 두드려주고 싶어집니다.

이어서 그렇게 울던 마리아는, 무덤 안에 있던 천사들을 발견하고는 잠시 대화를 나눕니다. 하지만 별로 실속 있는 대화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인기척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다보았습니다. 그러자 한 남자가 그 뒤에 서 있는 것을 보았지요. 하지만 마리아는 그가 부활하신 예수님이었음에도, 누구인지 알아보질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묻습니다.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마리아는 그 남자가 동산에서 일하는 정원사인 줄 알았다지요.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여, 당신이 옮겼거든 어디 두었는지 내게 이르소서. 그리하면 내가 가져가리이다.” 마리아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신을 되찾아 올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다 할 수 있겠다는 각오로, 슬피 울면서도 현실을 또렷이 직시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16절에서 마리아의 영혼을 깨우는 말씀을 하십니다. “마리아야 하시거늘 마리아가 돌이켜 히브리 말로 랍오니 하니(이는 선생님이라는 말이라)”

여러분, 예수께서 마리아의 이름을 불러주셨지요? 그러자 마리아가 몸을 돌이키면서 “랍오니”라고 탄성을 지르며 예수님을 드디어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저절로 생각나지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이야기의 교훈을, “부활하신 예수께서 마리아의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 마리아는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이렇게 종종 되새기곤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오늘 이 부활 사건의 핵심을 이렇게만 이해한다면, 어쩌면 그것은 반쪽짜리 이해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마리아야!” 하고 불렀을 때, 마리아에게서 갑자기, 히브리말로 선생님을 뜻하는 “랍오니”가 터져 나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여러분, 지금까지 마리아는 줄곧 헬라어로 대화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는 헬라어로 ‘선생님’을 뜻하는 ‘디다스칼로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어려운 말도 아니고요, 일상 대화 속에서 호칭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때에 마리아는 히브리말 “랍오니”가 아니라, 헬라어 ‘디다스칼로스’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거란 말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여기서, 마리아는 헬라어가 아닌 히브리말로 ‘랍오니’라고 했을까요?

저는 그 이유를 성경원어에서 찾고자 합니다. 성경원어를 보면, 예수님께서 오늘 마리아를 부르실 때요, 헬라식 이름 ‘마리아’가 아니라, 뜬금없이 히브리식 이름 ‘마리암’ 이라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에서 마리아는 그저 헬라어 마리아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본문에 이르러 예수님께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실 때, 그분의 입술에서 헬라어가 아니라, 모국어인 히브리어가 나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본명인 ‘마리암’이 들렸을 때, 그녀는 눈을 뜨고도 알아볼 수 없던 그 동산지기가, 누군지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께서 일곱 귀신에 들렸던 마리아를 어떻게 치유해 주셨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중요한 치유 기적을 행하실 때, “달리다굼”(일어나라!) 하셨던 것과, “에바다!”(열려라!) 하시며, 헬라어가 아닌 히브리식(아람식) 언어를 사용했던 그 과거 행적들로 유추해 보면, 마리아가 일곱 귀신에 들려 있을 때,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그 귀신들에게 “마리암에게서 나오라!” 하셨을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어둠에 갇혀 있던 마리아는 빛을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로 예수님을 따라 다니며, 그분을 섬기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이제 무덤 밖에서 하릴없이 손놓고 울고만 있던 그녀, 막달라 마리아에게 다시금 나타나셔서, 그녀의 본명, “마리암”을 불러 주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막달라 마리아’, 아니 ‘막달라 마리암~’에게 ‘부활의 코드’로 말을 걸어오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10장3절은 말합니다.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마리아는 그가 ‘마리암’이라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알게 된 것입니다. 그분은 살아나셨다!

그리하여 “주님, 나를 알아주시니, 나도 주님을 알아봅니다.” 이렇게 응답하고자, 그녀의 입에서 역시 히브리말 ‘랍오니’가 터져 나왔던 것입니다. 주님과 마리암은 서로 간에만 알아들을 수 있는 코드를 주고받으며, 그 첫 번째 부활을 감격스레 나누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그렇습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그것은 목자가 그 양들의 이름을 사랑스럽게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양들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양들이 굶주려 있을 때, 목자는 양들을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며, 때로는 다급히, 때로는 사랑스럽게 그 양들의 이름을 불러줍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의 마지막 절인 18절을 한번 봐주시기 바랍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가서 제자들에게 내가 주를 보았다 하고 주께서 자기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르니라”

눈치 채셨겠지만, 여기 18절에서 성경원어는 역시 ‘막달라 마리아’가 아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암’으로 표기 돼 있습니다. 마리암을 부르신 이후로, 막달라 마리아는 이제 막달라 마리암으로 바뀌어 불립니다. 그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Ⅲ. 설교를 마치며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부활하신 우리 주님은, 이처럼 우리를 일깨워 주시는 코드로 다가오십니다.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슬픔, 남몰래 흘리는 나만의 눈물까지도 아시는 주님은, 우리의 슬픔을 위로하고자, 그리고 새 힘을 주시고자 그렇게 찾아오십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도, ①마치 막달라 마리암처럼, 하릴없이 눈물 흘리며 지내야 했던 날들이 있으셨지요? ②누가 내 심정을 알아줄까 하며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던 날들이 많으셨지요? ③때로는 현재와 미래를 향한 불안감 때문에, 남들은 다 좋아보이는데, 나만 이런 건 아닐까 하고 가슴앓이를 하기도 하셨겠지요? 그런 여러분들에게,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부활의 코드로 찾아 오셨습니다.

2021년 부활절은 우리 서강교회에 그렇게 왔습니다. 이제 흘린 눈물을 닦으라 하십니다. 이제 더 이상 뜬 눈으로 밤을 지새거나 하지 말라 하십니다. 우리들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손놓고 있지 말라 하십니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암’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I have seen the Lord“내가 주를 보았다”, 가서 전하라 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소망이 있고, 용서가 있고, 사랑이 있음을, 저들에게 알게 하라 하십니다. 그리하여 이 예배당, 부활의 소망을 고백하는 자들로 채워지기를 주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십니다. 주님의 그 거룩한 부탁에 ‘아멘,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이제 부활의 소망으로 살겠습니다’로 응답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