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곁에 서 있는 자”

<누가복음 18장 9-14절>

1. 안타까운 노동자의 죽음

지난주에 너무나도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접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을 것 같은데요, 국내의 제빵 업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SPC라는 그룹의 계열회사 공장에서 일하던 23살의 젊은 여성 노동자가 재료를 섞는 배합기라는 기계에 몸이 빨려 들어가서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처음에 그 기사를 접했을 때는 제가 빵 만드는 제조공정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서, 종종 뉴스에서 보도되는 산업재해가 또 일어났나보다 싶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짧게나마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쏟아진 기사들을 보니까, 그 일을 대하는 회사 측의 행태가 참으로 기막힐 노릇이었습니다.

회사 측은, 그처럼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고, 아직 현장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계설비를 재가동했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곳만 하얀 천으로 겨우 임시로 덮어 놓고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바로 그 옆에서 일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바닥에는 목숨을 잃은 그 노동자의 혈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함께 일하던 동료가 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데, 슬픔과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참사가 일어난 바로 그 장소에서 일을 해야 하는 동료들의 심정이 어땠겠습니까? 아마도 평생 가시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는 장례식장을 찾아오는 조문객들에게 나눠주라면서 자회사에서 만든 ‘땅콩 크림빵과 단팥빵’을 유가족들에게 주었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빵을 만들다가 죽었는데, 조문객들에게 나눠주라면서 빵을 가져다주었다니요? 그런 회사 측의 어이없는 행태를 보면서 조문객들도 분노를 금치 못했지만, 고인의 어머니는 “우리 애가 빵을 만들다가 죽었는데, 그 회사에서 만든 빵을 답례로 주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원통해 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을 나누기에 앞서서, 먼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인을 위해 마음을 모으게 됩니다. 고인이 사고를 당하기 직전에 어머니와 나눈 카톡에서 “엄마 졸려요”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어서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자식을 잃고 애통하고 있을 유가족들의 슬픈 마음에 주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이런 매정한 세상이 변화되고 치유되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점에서 우리 스스로 먼저 변화되어야 하는지 오늘 말씀을 통해서 깊이 깨닫는 이 시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2. 하나님 사랑 vs 이웃 사랑

지난주 본문인 누가복음 18장 1-8절에서 예수께서는 <재판장과 과부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이처럼 불의한 재판장조차도 과부의 요청을 들어줄 것인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7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난주 본문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 곧 인간은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궁극적인 신뢰’가 있어야 한다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신앙을 저는 <하물며-신앙>이라 이름을 붙여 보기도 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말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예수께서는 또 다른 비유를 말씀하시는데,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입니다. 9절에 보면, 이 말씀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또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주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는데요, 곧 9절은 말하기를, “자기를 의롭다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지난주 본문인 <재판장과 과부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 사랑’에 관해 가르쳐주셨다면, 오늘 본문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를 통해서는 ‘이웃 사랑’에 관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곧 예수님의 새계명이 두 개의 비유를 통해서 선포되고 있는 것입니다.

3. ‘멸시하다’의 의미

여러분, 우리 중에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리새인처럼, “자기를 의롭다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그런 사람 혹시 있습니까? 이 말씀을 좁은 의미로 받아서 적용하면, 우리 중에 이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제 눈으로 봐도 우리 중에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멸시하거나 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 생각해 보면, 어쩌면 우리 모두가 이 경우에 해당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본문 9절에 나오는 ‘멸시하다’(evxouqene,w)는 말은 일차적으로 누군가를 ‘박해하는 것’의 의미합니다. 마가복음 9장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지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하리라”(12절) 할 때가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예수께서 유대인들과 로마의 군인들에게 온갖 멸시 천대를 받은 것이 이 단어가 말하는 기본적인 뜻입니다. 그래서 이런 점에서 보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중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 ‘멸시하다’는 말은 성경에서 다른 의미로도 종종 사용되곤 했습니다. 즉 ‘타인이 나 같지 않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것’, 이런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로마교회의 어떤 사람들은 고기와 포도주를 먹고 마셨지만,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먹지 않았습니다. 누가 옳습니까? 양쪽 모두 스스로 옳다 여길만한 이유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자 간에 분쟁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14장에서 그들을 향해 권면하기를,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사람은 먹는 사람을 비판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누구이기에 남의 종을 비판합니까?”(3-4절)라고 말합니다.

곧 당신이 고기를 먹고 포도주를 마신다고 해서, 혹은, 당신이 고기를 먹지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함부로 업신여기거나 판단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업신여기다’는 말이 오늘 본문에 나오는 ‘멸시하다’는 단어와 똑같은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을 읽을 때, 우리는 본문에 나오는 ‘세리’와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읽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우리 자신을 ‘바리새인’과 동일시하면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 안에는 세리도 있고 바리새인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세리처럼 욕심에 빠져서 죄를 짓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리새인처럼 자기-의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을 멸시할 때도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4.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주도권

오늘 본문 10절을 보면, ‘바리새인과 세리’가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고 합니다. 성전은 어떤 곳입니까? 성전은 무엇을 위한 곳입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전은 예배하는 곳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성전은 나를 포기하고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곳’입니다. 우리 자신을 살아있는 제물로 하나님께 드리는 장소가 곧 성전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 모인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입니다. 이것이 오늘 비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중요한 내용입니다. 곧 비유 속에 두 사람은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광야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훗날 예루살렘 성전의 원형이 되는 어떤 것을 ‘지으라’ 말씀하셨습니다. ‘성막’입니다. 성막을 통해서 광야 생활 중에서라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온전한 제사와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성막에 앞서, 모세는 하나님의 임재를 처음으로 똑똑히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였습니까? 출애굽기 3장에 나오는 “호렙산 떨기나무” 앞에서였습니다.

그러므로 호렙산 떨기나무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전의 가장 원초적인 ‘원형’이었던 것입니다. 떨기나무를 발견한 모세는 출애굽기 3장 3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라고 말입니다. 아직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모세는 타지 않는 떨기나무를 보며 신기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내가 돌이켜 가서 저게 무엇인지 살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세의 의도를 단박에 꺾으십니다. 하나님은 “모세야 모세야”하고 그를 두 번 부르시고는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임재 앞에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너는 그저 내 말을 들으라 하신 것입니다.<엘런 데이비스 지음, 『하나님의 진심』(복있는사람)> 이것이 호렙산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임재를 모세에게 드러내시면서 말씀하신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하는 바리새인과 세리는 무엇보다도 온전한 예배자요, 기도자의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호렙산 떨기나무 앞에 서 있던 모세처럼, 자기의 의도, 자기의 뜻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신발을 벗으며, 겸손히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로 들어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5. 바리새인의 기도 모습: ‘따로 기도했다’

그래서 우리가 살펴볼 두 번째는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리새인은 어떻게 기도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11절에 보면 먼저 그는 “서서 따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서서 기도하는 것’은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기도법 중에 하나입니다. 이상할 게 없습니다. 13절을 보면 함께 올라갔던 세리도 ‘서서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흥미로운 것은 ‘따로 기도했다’는 표현인데요, 여러분, 여기서 ‘따로 기도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이 말은 자칫 ‘눈에 잘 띄는 곳에서 기도했다’는 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아니 보통 다들 그렇게 해석하곤 합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우리 서강교회 성도들은 그렇게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헬라어 성경 원어를 보면, 그런 뜻이 전혀 아닙니다. 헬라어 성경 원어를 보면(pro.j e`auto.n tau/ta proshu,ceto), 이 말은 ‘자기에게 기도했다’ ‘자기를 위해서 기도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바리새인의 기도는 ‘자기만족을 위한 기도’였던 것입니다. 11-12절 내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은 기도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기도의 내용만 놓고 보면, 이 기도는 너무나도 훌륭합니다. 그는 ‘토색, 불의 간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대속죄일(The Great Day, Yom Kippur)에 한번, 그러니까 일년에 한번 금식하며 기도하는데, 이 바리새인은 일년에 한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두 번이나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도의 사람입니다. ‘종교적으로도 완벽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6.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그래서 세 번째로 묻게 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바리새인의 기도는 왜 잘못된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의 기도는 ‘자기-만족적인 기도’였기 때문입니다. 11-12절에서 바리새인이 고백하듯이, 그의 도덕적 행위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본문에서 바리새인은 ‘나는 ~와 같지 않다!’는 것을 누차 강조합니다. 그것도 본문 말씀을 자세히 보시면, 바로 옆에 서 있는 세리를 손가락으로 지칭하면서, ‘나는 이따위 세리와 같지 않습니다!’ 하면서, 자기를 돋보이게 하려고 세리를 대놓고 멸시했던 것입니다.

바리새인은 성전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저 도덕적이고, 형식적이며, 종교적인 자기-의에만 빠져 있던 나머지, 바로 옆에 있던 세리를 향하여 멸시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미국의 시카고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기독교 윤리를 가르쳤던 랭던 길키(Langdon Gilkey, 1919-2004)라는 저명한 교수가 있습니다. 그분이 쓴 『산둥수용소』라는 책이 있는데요,<랭던 길키 지음, 이선숙 옮김, 『산둥수용소』, (새물결플러스)> 이 책은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산둥수용소에 수감 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수감자 중에 ‘개신교회’에서 신앙생활 했던 사람들이 그 수용소에서 얼마나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는가를 여과 없이 말해줍니다.

그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수용소에서 개신교인들은 흡연, 겜블링, 음주, 욕설, 카드놀이, 춤추기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훌륭한 기독교인 되는 일로 여겼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이해할 만합니다. 수용소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어서 이런 말도 합니다. “개신교인들은 정결이라는 기준으로 자신과 이웃을 판단하며(‘그는 욕을 했으니 기독교인일 리가 없어!’) 율법 조항들을 늘여가다 보니 … 수용소 안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고 말입니다.

마치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리새인처럼, 수용소 안에 있던 개신교인들은 스스로 율법 조항들 같은 것들을 만들어가다 보니,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결론처럼 남겼습니다. “사람이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길은 ‘경건함’이 아니라 ‘사랑’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라고 말입니다.

7. 세리 옆의 예수

마지막 네 번째로, 13절에 나오는 세리의 모습을 살펴보게 됩니다. 세리는 성전에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세리는 지금 누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서 있다는 것입니까? ‘나는 이 세리들과 같지 아니합니다!’고 멸시하며 비난했던 바리새인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서 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바리새인들에게 멸시를 당하여 주눅들어버린 세리는 자신의 하늘을 쳐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면서, 가슴을 치며 기도했다고 본문은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리는 비록 죄인이었지만, 그래서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부족하고 허물 많은 인생을 살아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성전에 계신 하나님의 임재로 인해 두려움과 떨림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전에서 드리는 그의 기도는 바리새인의 기도에 비할 바 없이 겸손하면서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 마지막 절인 14절에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함께 읽기)“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에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이 마지막 절에서 예수께서는 비유 속에 등장하는 두 사람이 마치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설명하십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설명대로라면 지금 예수께서는 두 사람 중 누구 옆에 가까이 계신가요?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에게 멸시당하여 밀려난 세리 옆에 가까이 서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바리새인을 향해서는 ‘저 바리새인’이라 부르셨고, 세리를 향해서는 ‘이 사람’이라 부르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의 신앙을 오늘 말씀에 비추어 점검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임재 앞에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만을 드높이는 그런 예배자이십니까? 그렇지 않고 바리새인들이 자기를 위하고, 자기를 드러내고자 드렸던 기도처럼, 결국 여러분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그런 신앙생활의 모습이 여러분 안에 있지는 않으십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바리새인이 아니라 세리 옆에 서 계셨습니다. 무엇하나 올바른 것 없이 살아온 인생이었지만,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두려움과 떨림으로 가슴을 치며 자기의 죄를 목놓아 울며 기도했던 세리 곁으로 예수께서 다가가 주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들의 신앙 좌표가 늘 ‘주님 곁 가까이’ 찍혀 있는 그런 삶을 살아나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