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과 복종, 하나님 정의를 은혜로 물들다”

(창 12:1-5)

<2024년 3월 24일 종려주일, 고난주일 설교 / 보라색>

●종려주일, 고난주일 그리고 정의-공의-구원

2024년 ‘종려주일’이자 ‘고난주일’을 맞아 예배하는 오늘, 우리는 두 가지 ‘사건’을 기억하며 묵상합니다. 첫째는 공생애 마지막에 이르러 “예수께서 평화의 왕으로 예루살렘에 들어가신 사건”이고, 둘째는 유대 지도자들과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처형당한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이날은 두 가지 ‘소리’를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소리는 흥분한 유대들이 예수님을 환호하며 외친 “호산나!”(Hosanna!)라는 소리고, 두 번째는 그로부터 며칠 뒤, 같은 사람들이 다른 이유로 광분하며 외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crucify him!)는 소리입니다. 이로써 예수께서는 온갖 고초와 굴욕을 겪으셨고, 증오와 조롱과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온 인류를 구원하고자 자기 아들을 우리에게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언약을 확증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작년 12월 31일 마지막 주일에 저는 여러분에게 “정의, 공의 그리고 구원의 예수”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도표를 통해서 하나님의 ‘정의’(Righteousness)와 ‘공의’(Justice)의 차이를 설명했고,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어떻게 ‘구원 사건’으로 성취되었는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도표로 보시는 것처럼,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임의로 어쩌다 일어난 일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정교한 계획에 따라 정의와 공의의 과정을 통해 구원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아버지 하나님(정의의 하나님)은 죄 없으신 아들 예수를 ‘공의의 심판대’에 세우시고 ‘유죄 판결’을 받게 하심으로(공의의 하나님), 예수로 인해 제물을 삼으심으로 인류를 위한 구원을 이루셨던 것입니다(구원의 하나님).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이 로마서 3장에서 “25 이 예수를 하나님이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 26 곧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롬 3:25-26)라고 말한 것처럼, 하나님은 이 일을 실수 없이 계획하셨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서둘러 행하셨던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 주님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진노를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온통 당하심으로 구원을 선물로 주셨던 것입니다.

●더 이상 없는가?

이처럼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구원으로 나타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기억하는 오늘, 우리는 창세기 12장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창세기 12장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의 가장 위대한 부르심과 그에 따른 놀라운 언약을 주시는 본문입니다. 아울러 부르심과 언약 앞에 놀랍도록 복종하는 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오늘 “언약과 복종, 하나님의 정의를 은혜로 물들이다”라는 제목으로 여러분과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연결되는지 본문 말씀을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지난 1월 첫 주부터 우리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 악한 모습, 타락한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목격해 왔습니다. 하나님은 저들로 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기회를 계속해서 주셨지만, 인간은 그 기회를 번번이 놓칩니다. 이에 대홍수로 인간을 심판하신 하나님은 노아를 통하여 모든 피조물의 씨를 이어가셨고, 그 언약의 확증으로 ‘무지개다리’를 놓으셨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두 주 전 노아의 방주에 대해 설교할 때, ‘무지개’(rainbow)를 뜻하는 히브리말(‘케쉐트’, qesheth, tv,q,)은 원래 사냥이나 전쟁에 사용하는 ‘활’(bow)을 의미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보면, ‘마르둑’ 신이 ‘티아맛’ 신을 활과 화살로 잡아 그 시체로 세상을 만들었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러므로 ‘활’이란 본래 무자비한 전쟁과 폭력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또 다른 활, 곧 ‘무지개’를 노아에게 보여주시는데, 그 활의 방향은 사람이 사는 땅을 향해 있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 계신 하늘을 향해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설교에서 저는 “언약을 확증하시는 하나님이 스스로 무장해제 하시며 무지개를 통해 세상 모든 피조물에게 평화를 선사하신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설교를 위해 책을 참고하던 중 어느 학자가 이렇게 쐐기를 박듯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지개에는 하나님의 ‘자기-저주’(self-cursing)의 맹세가 함축되어 있다.”<마이클 호튼 지음, 백금산 옮김, 『언약신학』 부흥과개혁사>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활을 자기 자신에게 향하시며 ‘다시는 인간을 심판하지 않으리!’ 다짐하시고 또 다짐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습니까? 그렇게 믿어 마지않던 방주 제작자이자 무지개 언약의 당사자인 노아(Noah)는 인생 말년에 이르러 못된 아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지난주 살펴본 것처럼, 하나님은 ‘셈의 하나님!’이 되셔서, 그의 후손 중 데라(Terah)를 통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끌고자 하셨지만, 그는 풍요의 땅 하란(Harran)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정녕 ‘셈의 하나님!’의 계보를 이을 자는 없는 것입니까? 인간이란 약속의 땅엔 아랑곳없이 오직 하란의 풍요에 빌붙어 살기만 하는 구제 불능의 존재였단 말입니까?

●하나님 작심, 결심하시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뜻밖의 인물을 부르십니다. 데라의 후손 중 하나로 소개되면 그만일 것 같았던 먼지 쌓인 이름을 역사 속으로 끄집어내십니다. 곧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셨습니다. 우리나라 원로 구약학자이신 김이곤 교수님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본문의 사건을 두고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저 구제 불능의 인류를 기어이 구원으로 이끄시고자 아브라함이라는 한 인간을 인간 역사 속에 등장시키신 하나님의 뜻이었다”<김이곤 지음, 『죽음을 극복하는 길』 베리타스>

하나님이 ‘작심’(作心)하시고, ‘결심’(決心)하셨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인간을 대하던 방식으로는 안 되겠기에 하나님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부르셨다는 뜻입니다. 그 방식은 무엇입니까? 리차드 보캄(Richard Bauckham, 1946~)이라는 신학자가 그것을 다음과 같이 잘 표현해줍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에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복으로 저주를 눌러 이기려는 것이다. 복은 하나님의 최후의 보루다.(last and effective word)”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심판과 저주의 굴레를 반복하는 인간을 ‘복’으로 눌러 덮으십니다. 바야흐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셨고, 그로 인하여 복의 사람이 되게 하셨으며, 이로써 은혜의 세상이요 구원의 세상을 향한 위대한 대장정을 시작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명령과 언약

이런 점에서 오늘 본문에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것은 ‘명령’이었고, 그것은 ‘선물과도 같은 명령’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저 위대한 부르심의 명령으로 시작합니다. 다같이 읽겠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하나님의 부르심은 ‘부탁’이 아닙니다. ‘권유’도 아닙니다. ‘명령’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권능을 휘두르며 일거수일투족 절대 권력을 “제 맘대로 행사하는 전제적 폭군”이 아니십니다.(God is not a totalitarian tyrant that... exercise arbitrarily and do absolutely anything whatsoever.)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가라!” 명령하신 것은 ‘선물’입니다. 그 명령에 복종하는 자에게 ‘복’을 내려 주시겠다는 선물로서의 명령을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명령에 이어 ‘언약’을 주십니다. 2-3절을 다같이 읽겠습니다. “2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계약’(contract)과 ‘언약’(covenant)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계약은 조건의 ‘유/불리’를 따져서 언제든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파기할 수 있고, 계약 대상자를 바꿀 수 있습니다. 계약을 맺는 쌍방 둘 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해 보지 않기 위해서 꼼꼼히 계약서를 따져가며 읽어야 합니다. 그것이 현명한 계약이고 좋은 계약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사람과 맺어주신 언약은 ‘좋은 언약’, ‘현명한 언약’ 따위의 개념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그저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언약의 하나님은 조건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습니다. 오직 노심초사, 그 언약을 성취하시기를 바라실 뿐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망나니짓을 해도, 하나님은 그 모습으로 인해 괴로워하실지언정, 언약을 파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그 언약을 성취하시기 위해서 그 어떤 굴욕과 희생도 감수하십니다. 언약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마이클 호튼 지음, 『언약 신앙』>

●아브라함에게 주신 세 가지 복

이처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은 세 가지 복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고 약속하십니다. 75세 노인이었던 아브라함에게 주시는 언약이라고 하기에는, 65세가 되도록 아직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부인 사래를 두고 주시는 언약이라 하기에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언약입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것을 약속하시기에 그것은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것, 머리로 계산해서 가능하다 싶은 것 따위에 얽매이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본질상 ‘가능/불가능’을 초월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언약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이름(‘셈’, ~ve)을 창대하게 하리라”고 축복하십니다. 창세기 6장에서 우리는 스스로 자기 ‘이름’을 드높이려 했던 가인의 후예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용사”였고, 자신의 “명성(이름, ‘셈’, ~ve)을 드높이려 했던 자들”이었습니다.(6:4)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바벨탑 인간들도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말하기를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셈’, ~ve)을 내자!”고 했던 자들입니다.(11:4)

저들은 스스로 자기 이름을 드높이려 했던 타락한 인간이었지만,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너의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라!” 언약하십니다. 예수께서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눅 14:11)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바벨 탑을 쌓으려던 인간을 흩으시고 낮추셨지만, 부르심에 복종하는 아브라함에게 ‘내가 너 아브라함의 이름을 높여 주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셋째로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복의 사람’으로 삼고자 하십니다. 이것이 언약의 핵심입니다. 2절과 3절에 ‘복’이란 단어가 다섯 번이나 반복해서 사용될 정도로 아브라함에게 복을 베푸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무게감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복은 아브라함만을 위한 복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큰 민족’을 이루게 될 이스라엘만을 위한 복도 아닙니다. 3절에서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말씀하시는 것처럼, 아브라함을 통하여 세계 모든 족속을 복의 사람으로 삼는 것이 하나님의 원대한 꿈이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이러한 복의 개념은 출애굽기에서 모세에게 주신 언약에서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곧 하나님은 모세에게 언약하시기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제사장 : ‘pontifex’, 다리를 놓는 사람)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5-6)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이나 모세와 같은 ‘개인’을 택하신 것은 저들로 하여 ‘이스라엘 공동체’를 이루고, 이스라엘을 세상을 향한 ‘복의 통로’, ‘복의 다리’로 삼아서 ‘세상 모든 민족’에게 하나님의 복이 흘러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로써 세상 모든 나라와 민족을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삼아, 당신의 자비와 사랑과 은혜 안에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아브라함을 복의 사람으로 삼고 언약을 베푸신 하나님의 뜻인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경이로운 복종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 앞에 아브라함이 보여준 모습은 무엇입니까? 본문 4절이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고 말합니다. 복종이었습니다. 그 복종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본문 5절은 “아브람이 …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떠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더라”고 말함으로써, 하란에서 가나안 땅 세겜까지 대략 600-700km의 거리를 아브라함은 단숨에 도착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아브라함이 보여준 복종은 참으로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그는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하나님 말씀 앞에 ‘복종하겠다’는 말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성경은 아브라함이 여호와의 말씀에 복종하여 따라간 나이를 75세라고 명시합니다. 75세 노인 아브라함, 그의 아내 사래는 65세로서 아직 자식이 없습니다. 이 부부에게 ‘가라’ 명하시며 주신 약속이 ‘후손’이었습니다. 그것도 ‘큰 민족을 이루리라’는 믿을 수 없는, 허황한 꿈같은 언약이었지만, 아브라함은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가可하다’ ‘불不하다’는 최소한의 자기 의사조차 내비치지 않고 따랐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브라함에게 배우는 복종이란 무엇입니까? 복종은 고심 끝에 내리는 결심 따위가 아닙니다. 마음에 들끓는 갈등과 번민을 내려놓고 ‘포기하겠노라, 복종하겠노라’ 애써 내리는 결론도 아닙니다. 복종은 ‘즉각적’일 뿐입니다. 비록 무모하다 할지라도,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생각의 여지도 남기지 않으며, 일말의 주저함조차 없이 성큼 따르는 행위, 몸에 배어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겸손한 습관, 우리는 그것을 ‘복종’이라 부릅니다.

●언약과 복종, 하나님 정의를 은혜로 물들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신 사건을 통해서 언약의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만약 오늘 본문이 없었다면, 그래서 우리가 언약의 하나님을 알지 못했다면, 우리는 모세가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건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만약 하나님이 언약의 하나님이 아니시면, 우리는 범죄한 다윗을 용서하신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 백성을 회개시키기 위해 예언자들을 보내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방법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만약 하나님이 언약의 하나님이 아니시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신 사건은 그저 구닥다리 신화라든가, 아니면 삼류 비극으로 취급되고 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천둥벌거숭이처럼 미쳐 날뛰는 인간 세상을 오직 ‘복과 은혜’로 덮으셨습니다. 그 방법이 아니고서는 아니 되었기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천지가 다 없어져도 변하지 않을 언약을 주셨습니다. 그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인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한 변함없는 하나님의 언약 사건이었습니다.

앞서 도표를 통해 ‘정의와 공의로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변경되면 어찌할까요? 하나님이 이러한 구원 계획을 취소하시면 어찌할까요?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변경되거나 파기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셨고, 그 언약으로 자신이 행하실 정의와 공의의 길을 은혜로 붉게 물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언약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과하신 언약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내일부터 시작되는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죄와 허물을 복과 은혜로 덮으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언약으로 인해 더 깊이 감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언약으로 이루신 주님의 십자가 그늘 아래 거하는 언약 백성으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언약 앞에 복종으로 응답한 아브라함처럼, 또한,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복종하여 십자기를 지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 말씀에 복종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