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열심, 영으로 내려오시다”

(이사야 61:1-4, 8-11)

<2023년 12월 17일 대림절 제3주 설교 / 보라색>

●나의 열심으로 이루리라

지난 여름 7월 16일 주일에 저는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으로 “씨뿌리는 자의 비유 - 나의 열심으로 이루리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주님은 옥토만 아니라, 돌밭이나 가시덤불 그리고 길가처럼, 씨를 뿌리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땅에조차 씨를 뿌리시는데, 이러한 땅은 다른 곳이 아니라 우리 마음 밭이며, 그러한 불모지라 할지라도 주님은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시는 열심”(시 126:5)으로 끝내 우리 안에 구원과 은혜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어주시리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말씀을 나누면서 “여호와의 열심” 또는 “하나님의 열심”에 대해서 나중에 다시 설명하기로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이 그날인 것 같습니다.

구약 성경에 보면, “여호와의 열심”(Zeal of the Lord)이라는 독특한 표현이 나옵니다. 이런 표현이 제일 먼저 나오는 곳은 열왕기하 19장인데, 당시 남유다의 왕 히스기야는 천하를 호령하던 앗시리아 제국의 산헤립 왕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었습니다. 앗시리아의 십 팔만 오천 명의 군대가 예루살렘 성을 둘러싸고 멸망시키고자 혈안이었고, 이에 히스기야 왕은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이미 북-이스라엘을 무참히 짓밟은 앗시리아의 군사력을 생각해 볼 때 예루살렘 성이 함락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히스기야 왕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을 때, 하나님의 예언자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에게 편지를 띄우기를, “남은 자는 예루살렘에서부터 나올 것이요 피하는 자는 시온 산에서부터 나오리니 여호와의 열심이 이 일을 이루리라 하셨나이다”(왕상 19:31)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여호와의 열심”이란 말은 히스기야 왕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사야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인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호와의 열심, 여호와의 질투

우리말 “열심”(熱心)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인가요? “어떤 일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힘쓰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여호와의 열심”이라 하면, 마치 이 말이 ‘하나님이 열심히, 부지런히, 성실하게 우리를 지켜주시는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를 부지런히 돌보시고 지켜주십니다. 시편 121편은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시 121:4)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예레미야는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애 3:22-23)라고 고백합니다. 즉 하나님은 밤이나 낮이나 불철주야 당신의 백성을 성실하고도 부지런히 지켜주시는 하나님이라는 고백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일컬어 우리는 “성실하신 하나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열심”은 이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하신 하나님의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이 아닙니다. 히브리어로 “열심”(ha'n>qi, qin’ah, strong 7068, 43회)이란 말은 “질투, 분노, 격노”(Jealousy, fury, Outrage)를 의미합니다. 잠언서를 보면 이 단어는 남녀 간에 일어나는 사소한 ‘질투나 분노’의 감정을 표현할 때도 종종 사용됩니다.(잠 6:34, 27:4) 이런 뜻에 비추어 보면, “여호와의 열심”은 “여호와의 질투, 분노”와 바꿔서 이해하는 것이 쉬울지도 모릅니다.

신명기 4장을 보면, 이 단어가 형용사로 사용됩니다. 저 유명한 “엘-카나”(aN"q; lae, El kaw-naw) 곧 “질투하시는 하나님”(Jealous God, 신 4:24)이 그것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이 너희를 택했고, 하나님이 너희를 애굽에서 구하셨으며, 하나님이 너희를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하실 것이니, 너희는 그 땅에 들어가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지키고, 여호와 하나님이 금한 우상을 섬기지 말라”(신 4:20-23) 왜냐하면, “네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너희가 우상을 숭배하면 하나님이 너희를 ‘심판’할 것인데, 그 심판은 ‘하나님의 질투, 하나님의 열심’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앞서 말씀드린 남-유다의 히스기야 왕이 앗시리아의 군대에게 둘러싸여 위협당하고 있을 때, 이사야는 “여호와의 열심이 이 일을 이루리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위험에 처한 자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실 것인데, 이사야의 말에 의하면, 그 구원도 ‘하나님의 질투, 하나님의 열심’에서 비롯됩니다. 무슨 뜻일까요?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이 적들이 무서워서 부들부들 떠는 그 꼴에 질투가 나서 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이 자기보다 앗시리아의 칼과 창을 더 두려워하는 것에 ‘질투’하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백성을 구원하실 근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호와의 열심, 여호와의 질투는 두 가지 일을 행하십니다. 하나는 ‘심판’이요, 다른 하나는 ‘구원’입니다. 자신의 백성이 하나님이 아니라 우상을 숭배할 때, 하나님의 열심은 지체없이 ‘심판’을 행하십니다. 반대로 자신의 백성이 하나님이 아니라 앗시리아를 두려워할 때, 하나님의 열심은 ‘구원’을 행하시는 동력이 됩니다.

●질투로 무엇 하시려는가?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난 사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가 대림절 첫째 주 이후로 계속 언급하고 있는 ‘바빌론 포로 사건’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떠나 우상을 숭배하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한 이스라엘 백성을 심판하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혹독한 바빌론 포로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질투, 하나님의 열심’으로 인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시금 자신의 마음을 거두십니다. 그리고 자신의 백성들을 구원하시며 새로운 언약을 맺어주시고자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질투, 하나님의 열심히 인한 것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구약학자인 월터 부르그만(Walter Brueggemann, 1933-)은 말하기를, “포로 생활 한가운데서 새로움을 말할 수 있는 힘은 열정적 신앙이라든가 바빌론에 대한 증오심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품으신 한결같은 질투에서 나온다.”<월터 브루그만 지음, 김기철 옮김, 『예언자적 상상력』 복있는사람>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이 바빌론 눈칫밥을 먹고 사는 모습에 질투가 나서 가만두고 보실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 백성을 예루살렘으로 귀환시키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질투, 하나님의 열심’으로 이루신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을 두고 ‘하나님 마음이 어찌 그렇게 죽 끓듯 하냐?’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질투나 하고 그럴 수 있느냐?’는 겁니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하나님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변덕쟁이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죽 끓듯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아닙니다.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천방지축으로 변하는 변덕쟁이도 ‘사람’이지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질투’나 ‘하나님의 열심’은 하나님 마음이 자주 변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변함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언약을 맺어주신 하나님을, 오히려 인간이 자기 손바닥에 올려진 물건처럼 ‘들었다 놨다’ 하는 악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Abraham Joshua Heschel, 1907~1972)이라는 유대 사상가는 “하나님을 불합리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나 보이는 존재로, 마음의 열병을 앓고 있는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분이 하시는 모든 일과 그 방법에 ‘정의’가 깃들어 있다. ‘사랑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아니면 분노를 일으킬 것인가?’ 그것은 인간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아브라함 J. 헤셀 지음, 이현주 옮김, 『예언자들』 삼인>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질투의 하나님이 맞지만, 거기엔 ‘정의’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질투의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이시고, ‘정의의 하나님’은 ‘질투의 하나님’이십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 해도, 제멋대로 구는 자식을 그냥 놔두고 보는 부모는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방금 말씀드린 아브라함 헤셀은 하나님에 대해서 이렇게도 말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행실을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서 무감동하게 심판이나 하는 그런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세상을 은밀히 훑어보는 게 아니라, 뜨겁게 세상을 소환하시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하나님’입니다. 아니, 하나님은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구걸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제발 나좀 봐 달라!’고 애타게 ‘사람을 찾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다 못해 하나님은 직접 땅으로 내려오시기를 작심하십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들이밀고자 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 자신을 사람들에게 ‘들이밀고자 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우리는 오늘 본문 이사야 61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 61장의 위치 ‘회개-위로-회복’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을 오늘 본문 이사야 61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본문 1절에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영이 자신에게 내려오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장엄하게 묘사합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의 영이 이사야에게 내려오십니다. 그 영은 이사야에게 기름을 부으시고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라 ‘명령’하십니다. 그리하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고,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부탁’이요 하나님의 ‘구걸’이기도 합니다. ‘너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라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제발 이렇게 해 주면 안 되겠니?’ 하는 이사야를 향한 하나님의 구걸이었습니다.

이 본문이 이사야 61장인 것을 생각하면서, 지난주에 나눈 것을 잠시 복습해보겠습니다. 이사야서는 바빌론 포로기를 중심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고 했습니다. 첫째로 1-39장은 바빌론 포로 이전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때의 메시지는 간명합니다. “회개하라!”(Repent!)입니다. 둘째로 40-55장은 바빌론 포로 기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때 하나님이 이사야를 통해 남-유다 백성들에게 주신 메시지는 “위로하라!”(Comfort!)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사야 56장부터 마지막 장인 66장까지는 남-유다 백성이 예루살렘에 귀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때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무엇을 말씀하실까요? “회복하라!”(Restore!)입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남-유다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돌아왔으니 ‘회복’이 무엇보다 급선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돌아온 남-유다 백성의 삶은 어땠습니까? 그들의 모습에 관해 증언하는 이사야 56장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면, 정말이지 저들의 영적 상태가 가관입니다. 이사야는 저들의 상태를 신랄하게 묘사합니다. 몇 개만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56장 10-11절>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요 그들은 몰지각한 목자들이라”

<57장 1절>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진실한 이들이 거두어 감을 당할지라도 깨닫는 자가 없도다.”

<58장 4-5절> “보라 너희가 금식하면서 논쟁하며 다투며 악한 주먹으로 치는도다.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 되겠느냐?”

<59장 3절> “너희 손이 피에, 너희 손가락이 죄악에 더러워졌으며, 너희 입술은 거짓을 말하며 너희 혀는 악독을 냄이라.”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들을 역겨워하십니다. 이러한 저들의 행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적 타락’이라 할 것입니다. 바빌론 포로에서 귀환했지만, 저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말씀도 모르고 예배하지도 않습니다. ‘말씀과 예배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지금 자기들이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이 정녕 하나님이 원하는 것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열심, 영으로 내려오시다

이러한 남-유다 백성에게 하나님은 다시 한번 ‘여호와의 열심, 여호와의 질투’를 이행하십니다. 자신의 백성들이 ‘지리멸렬’하게 못난 꼴을 하고 사는 것을 더는 두고 보실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사야는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살피시고 그 정의가 없는 것을 기뻐하지 아니하시고, 사람이 없음을 보시며 중재자가 없음을 이상히 여기셨으므로 자기 팔로 스스로 구원을 베푸시니”(사 59:15-16)라고 합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이 ‘직접 나서겠다’ 하십니다. 이에 60장에 이르러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라!”(60:1)고 선포하더니, 마침내 오늘 본문 61장에서 여호와의 열심은 거룩하신 영으로 이사야에게 내려오신 것입니다.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의 영은 어떤 사람들에게 내려왔습니까? ‘모세로부터 다윗에게까지’ 하나님의 영은 빈번히 내려와 임재하셨습니다. 민수기 11장을 보면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서 ‘모세’에게 강림하셨습니다.(민 11:25) 여호와의 영은 ‘옷니엘과 기드온’과 같은 ‘사사들’에게도 임하셨고,(삿 3:10; 6:34) 이후 ‘사울’에게도,(삼상 10:6) 그리고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붓자 다윗은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었다”(16:13)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은 솔로몬 이후로 내려오시지 않습니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할 때도 오시지 않았고, 남-유다가 위태한 상황을 처해 예언자 예레미야가 그토록 울며불며 하나님께 매달리며 기도할 때도 이상하게 하나님의 영은 내려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나님은 ‘여호와의 열심’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하시고 다시금 자신의 영을 부어주십니다. 이에 본문 8-9절에서 하나님의 영이 친히 말씀하십니다. “나 여호와는 정의를 사랑하며 불의의 강탈을 미워하여 성실히 그들에게 갚아 주고 그들과 영원한 언약을 맺을 것이라. 그들의 자손을 뭇 나라 가운데에서 — 여호와께 복 받은 자손이라 인정하리라”

이 말씀을 읽으면 누가 생각나십니까? ‘아브라함과 다윗’이 생각납니다. 하나님의 영이 친히 약속하십니다. ‘너의 자손들은 여호와께 복 받은 자손이 되게 하리라’고 말입니다. 이 언약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입니다. 또한, 오늘 본문에서 여호와의 영은 ‘너와 영원한 언약을 맺을 것이다.’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언약은 하나님이 다윗과 맺으신 언약을 떠올리게 합니다. 곧 하나님은 다윗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삼하 7:12)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삼하 7:16) 이로 인해 다윗의 씨로부터 태어나는 자로 인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갈 것을 약속해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당신의 열심으로 자신의 영을 보내어 친히 행하실 일이었던 것입니다.

●예수께로 내려오신 여호와의 영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대림절 셋째 주를 맞이한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영이 이사야에게 내린 본문을 읽었습니다. 이는 여호와의 열심으로 이루신 일이었습니다. 그 영은 다윗의 나라를 영원하게 할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이 본문을 오늘 우리도 읽었지만, 2천 년 전, 광야에서 40일 금식기도를 마치고,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으며, 이후 나사렛 동네 어느 회당에 들어간 한 사람도 두루마리를 펴서 오늘 본문을 또박또박 읽었습니다.(눅 4:17-19) 그는 다윗의 혈통에서 태어난 한 건장한 사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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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을 읽은 그 사나이는 하나님의 영이 자신에게 임재했고, 하나님이 친히 기름을 부어주심으로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셨음을 사람들 앞에서 공연히 말했습니다. 그날 회당에서 두루마리를 펴고 읽은 그 사람의 이름은 나사렛 출신의 ‘예수’입니다. 그 옛날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그를 ‘기름 부음 받은 왕’으로 세운 것처럼, 나사렛 예수가 이사야를 읽었을 때 성령이 그에게 임재하심과 동시에 그에게 직접 기름을 부어주셨고, 이로써 우리는 그 이름 ‘예수’를 ‘기름 부음 받은 예수’라는 의미로 “그리스도 예수”라 부릅니다.

예수께서 받으신 영은 누구의 영이었습니까? “주 여호와의 영”이었습니다. “영”(x;Wr)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숨, 호흡”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이제 하나님으로 숨을 쉬십니다. 그가 들숨으로 마실 때 세상의 죄를 녹이시고, 날숨으로 내쉴 때 하나님의 영이 세상에 흩뿌려 심겨집니다. 이로써 그분의 숨은 세상을 살리는 영이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국의 저명한 복음주의 신학자인 제임스 패커(James I. Packer, 1926-2020) 교수는 하나님의 영으로 숨 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되면, 첫째 “하나님 말씀이 가슴에 사무치게 되고” 둘째 “각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정결하심이 나타나며” 그리고 셋째, 이로 인해 “하나님 백성이 살아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제임스 패커 지음, 홍종락 옮김 『성령을 아는 지식』 홍성사>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오늘, 대림절로 예배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영이 다시금 충만히 임재하기를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열심에 수수방관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주의 말씀이 가슴에 사무치고, 그 말씀으로 가슴이 뛰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삐뚤어지고 왜곡된 우리 영혼이 정결케 되며, 이로써 여러분 영혼이 살고, 가정이 살며, 우리 서강교회가 살고 한국 교회가 다시금 살아나는 하나님 은혜의 해를 위한 주역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