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쉐마!”

(마 23:1-12)

<2023년 11월 5일 성령강림 후 제23주 설교 / 녹색>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의 작품 중에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지음, 원재길 옮김, 비룡소)라는 동화 같은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작품에는 행복한 왕자라는 거대한 동상과 그 동상 곁을 지키는 제비 한 마리가 나옵니다. 행복한 왕자의 동상은 온몸에 금박이 입혀있고, 허리에 차고 있는 칼에는 멋진 루비들이 박혀 있으며, 눈에는 사파이어가 박혀있을 정도로 매우 화려한 동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동상을 바라보며 “멋지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천사같이 생겼다”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어느 날, 작은 제비 한 마리가 행복한 왕자에게로 날아옵니다. 제비는 동상의 다리 사이에 내려앉았는데 갑자기 위로부터 물방울이 툭~하고 떨어져서, 무슨 일인가 싶어 위를 쳐다보니 동상이 울고 있었습니다. 제비가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세요?” “나는 행복한 왕자란다” “그런데 왜 울고 계세요? 왕자님 때문에 제 몸이 흠뻑 젖었잖아요.” 그러자 왕자는 “나는 매일 같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꼴사납고 불행한 일들을 샅샅이 보고 있으니 눈물을 흘리지 않을 도리가 없구나”라고 말합니다. 거대한 동상이었던 행복한 왕자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고통스럽고 슬픈 도시의 풍경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합니다. “제비야, 제비야, 귀여운 제비야. 하룻밤만 같이 지내며 심부름 좀 해주면 안 되겠니?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아이는 엄청 목이 마르고, 엄마는 무척 슬퍼하고 있단다.” 이렇게 해서 제비와 행복한 왕자는 하루만이 아니라, 그 후로도 함께 지내게 됩니다. 왕자는 불행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제비에게 부탁해서 자기 몸의 금 조각을 떼어 가져다주라고 합니다. 왕자의 요청대로 금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떼어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던 제비는 이렇게 말합니다. “참 이상해요. 날이 이렇게 추운데 몸이 아주 따뜻해요.” 행복한 왕자가 말했습니다. “좋은 일을 했기 때문이란다.”

시간이 지나 자신의 온몸을 두르고 있던 금이 바닥나자, 왕자는 칼에 박힌 루비는 물론이고, 자기 눈에 박힌 사파이어까지 빼서 가져다 주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비는 행복한 왕자에게 입을 맞추고, 왕자 발치에 툭 떨어져 숨을 거둡니다. 그리고 제비의 죽음을 지켜본 행복한 왕자의 동상도 심장이 두 쪽으로 갈라지며 죽게 됩니다. 이윽고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그 동상을 보며 말합니다. “어이쿠, 저런! 행복한 왕자가 저렇게 초라해 보이다니!” “거지보다 나을 게 없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름답지 않으니 더는 쓸모가 없어.”

어떻습니까?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 주님의 이야기를 듣는 듯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행복한 왕자를 사람들이 함부로 평하고 조롱하는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면 예수님이 당하셔야 했던 골고다 언덕의 고통과 십자가가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느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비는 행복한 왕자에게서 제비에게로 아름답게 전염되고, 어떤 약도 없는 아름다운 질병이 된다. 결코, 낫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마음의 질병, ‘자비’”<정여울 지음, 『문학이 필요한 시간』 한겨레출판>라고 말입니다.

●쉐마와 이스라엘의 순환

구약성경 출애굽기를 보면, 이러한 자비의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탄식하며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십니다. 저 위대한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자신의 백성을 애굽으로부터 구출하셨고, 40년 광야 생활을 거쳐 드디어 저들을 언약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십니다. 신명기 6장을 보면, 하나님은 언약에 땅에 들어갈 자신의 백성들을 위해 신신당부를 하셨는데, 그 당부와 명령의 말씀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쉐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 “쉐마”는 우리말로 “들으라”(Hear)는 뜻입니다. 이것은 신명기 6장 4절에서 “이스라엘아 들으라!”(쉐마 이스라엘!)로 시작되는 하나님의 당부와 명령을 뜻하는데, 하나님은 쉐마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계명을 ‘들려주신’ 것입니다. 곧 “이스라엘아 들으라!(쉐마 이스라엘!),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님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4-5)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율법을 ‘들어야’ 했습니다. ‘듣고’ 깨우쳐야 했습니다. ‘듣고’ 지켜 행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듣긴 들어도 허투루 들었고, 듣긴 들어도 깨닫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율법 위에 올라탄 채로, 오만과 패역을 일삼는 눈먼 백성이 되었던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좀 나을 줄 알았더니,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들은 죄의 굴레를 반복하기만 합니다. 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역사는 “배교→심판→구원→재타락”(이스라엘 역사의 순환, Cycle of Israel)이라는 고정된 틀이 계속해서 반복된 역사였던 것입니다.<박유미 지음,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새물결플러스> 즉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 구원을 주시기만 하면, 이미지처럼 이스라엘은 마치 반역을 위해 태어난 자들처럼 이내 으스대고 목이 뻣뻣하게 굳어버립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의 알맹이는 상실하고 껍데기만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패역한 이스라엘의 역사는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시대에 이르러 정점을 찍습니다. 저들은 메시아가 왔으되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했고, 오히려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적대시했습니다. 이것이 옛 이스라엘의 실상이었습니다.

●바리새적 ‘행태’를 멀리하라

오늘 본문은 “이에 예수께서 무리와 제자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마 23:1)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 옛날 가나안을 목전에 둔 “옛 이스라엘 백성”에게 “쉐마”로 당부하신 것처럼, 오늘 본문은 “새 이스라엘 백성”으로 초대받은 “무리와 제자들”에게 주시는 “쉐마”의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말씀은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가 마땅히 듣고 지켜야 할 쉐마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포함한 마태복음 23장을 보면, 온통 서기관과 바리새인에 대한 부정적인 경고들이 즐비합니다. 오늘 본문 이후에 나오는 13절부터는 저 유명한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는 칼날 같은 심판의 말씀이 일곱 번이나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경고들을 우리는 어떻게 주님의 쉐마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이에 대해서 독일의 어느 학자는 말하기를, 예수께서 이 말씀을 주신 것은 “바리새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이 중요했기 때문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어떤 특정한 태도를 갖추게 하기 위함이다.”(Meinrad Limbeck, Matthäus-Evangelium, Stuttgart)<안셀름 그륀 지음, 이성우 옮김, 『예수, 구원의 스승』 분도출판사에서 재인용>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본문 말씀을 읽을 때, ‘이 말씀은 바리새인의 향한 주님의 통쾌한 말씀일 뿐이지, 나와는 상관없다’ 여겨서는 안 됩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어떤 특정 인물만을 지칭하는 게 아닙니다. 바리새적 행태는 “어떤 형식으로든, 어떤 태도로든, 어떤 생각으로든” 끝없이 우리 주변을 서성입니다. 어느 시대나, 어느 국가나, 어느 교단이나, 어느 교회나, 어느 선교회나, 어느 속회나, 바리새적 행태는 존재해왔습니다.

아니, 바리새적 행태는 궁극적으로 “우리 안에” 존재해서, 매 순간 우리를 부추기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교묘한 속임수로, “하나님-의”(God’s righteousness)를 “자기-의”(Self-righteousness)로 변질시키곤 합니다. 이는 실로 위험한 존재 형태인 것입니다.

●큰 자는 섬기라, 낮춰야 높아진다

그러면 다시 한번 묻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있을까요? 오늘 설교 제목처럼 본문은 “새 이스라엘을 위해 주시는 주님의 쉐마”로서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그 해답을 예수께서는 11-12절에서 요약하시듯 말씀하십니다. 다같이 읽겠습니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이 말씀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높은 자리에 앉지 말라”고 바꾸어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것이 예수께서 주신 쉐마의 주제가 됩니다.

본문 2절에서 예수께서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세의 자리”(Moses Seat)는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 전통”을 상징합니다.<Chelsey Harmon, Matthew 23:1-12 Commentary “https://cepreaching.org”>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스스로 모세의 권위로 올려놓은 것입니다. 하나님 율법에 대한 모든 권위를 자기들이 독점한 것처럼 행동한 것입니다. 6-7절을 보면 예수께서는 저들이 “잔치의 윗자리와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사람에게 랍비라 칭함을 받는 것을 좋아하느니라”라고 말씀하심으로,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높은 사람인 줄 착각한다고 꼬집어 말씀하십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계급 의식”이라 합니다.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어서”

어느 조직이든지, 공동체든지 “질서”(Order)가 있어야 합니다. 조직이 질서정연해야 합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천 년 교회의 역사가 증언하듯이, 교회의 ‘질서’가 ‘계급의식’으로 변질될 때, 교회는 위기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 교회는 낡고 구태의연해집니다. 이로 인해 선교가 막히고, 그 결과 교회는 쇠락하곤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 2022년 국민일보가 <개신교인의 교회 인식조사>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다른 교회로 옮길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조사 응답자의 3분의 1이 “타 교회로 옮길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응답한 첫 번째는 “설교가 은혜가 안 돼서”(35.5%)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은 대답은 “교회가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어서”(25.4%)라는 응답이었습니다.<목회데이터연구소 지음, 『한국교회 트렌드 2024』 규장> 응답자들은 교회 안에서 “목사-장로-권사-집사-성도”로 엮어진 계급 의식을 본 것입니다.

이러한 설문 조사는 ‘세상은 달라졌는데 교회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세상은 수평구조로 가고 있는데, 교회는 여전히 딱딱한 수직구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조사기관(목회데이터연구소)은 평가하기를, “한국교회의 이런 모습이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된 이유”가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대할 때마다, 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등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드러난 한국교회의 실상이지만, 우리 교회라고 이런 모습에서 자유로울까 싶으면, 그렇지만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거울삼아서 이제까지 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있다면, 서둘러 탈피하고, 권위주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 교회 어르신들을 보면, 이런 설문 조사가 딱히 맞는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교회에는 오히려 먼저 우스갯소리를 하시고, 마음이 참 따뜻한 어르신들이 많으셔서, 우리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이 줄곧 얘기하기를, “목사님, 서강교회는 서울에 있는 교회 같지 않아요. 풋풋한 시골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어요.”라고 귀에 듣기 좋은 말을 들려주곤 하기 때문입니다.

●성령과 은혜의 공동체

그러면 과연 무엇이 정말 문제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설문조사는 우리에게 말하기를 교회가 “권위주의적”인 것이 선교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말합니다. 서둘러 민주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교회가 권위주의를 벗고, 민주적이면 좋은 교회가 될까요? 그것이 오늘날 교회가 당면한 과제일까요? 오해 없이 들으시기 바랍니다. 단언컨대, 아닙니다. 교회 안에 낡은 권위주의와 비민주적인 모습이 있다면, 개선되어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본질은 아닙니다.

이에 관해서 영국의 선교학자인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 1909-1998)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가) 공동체의 삶을 세우려면, 질서의 원칙과 자유의 원칙이 모두 작동해야 한다.” 어려운 말 같지만, 이 말은, 교회는 어느 정도의 위계질서가 있어야 하고, 반대로 그와 동시에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다소 이상적인 말로 들립니다. 이에 레슬리 뉴비긴은 이어서 말합니다. “이 둘이 서로 충돌하는 곳은 다함께 성령의 인도를 받을 필요가 있다.”<레슬리 뉴비긴 지음, 홍병롱 옮김, 『교회란 무엇인가?』 IVP>

단편적으로 소개해드리기 때문에, 여러분 중에 다소 오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이 저명한 선교학자가 말하는 것은, “교회는 성령 공동체, 은혜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것은 명백한 문제입니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가 안고 있는 훨씬 근본적이고 위험한 문제는, 그래서 사실상 교회의 존폐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는 “교회가 은혜로부터 멀다”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권위주의를 버린 민주적인 교회라 할지라도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은혜를 갈망하지 않는다면, 그런 교회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로 날마다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하며 쇠락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들으라 교회여! “은혜를 회복하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런 점에서, 예수께서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권위주의를 비판하신 것을, 단순히 ‘높은 자리를 없애야 한다’는 식으로 오해하거나 소극적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정작 저들이 안고 있던 심각한 문제는, 그리하여 주께서 “옛 이스라엘은 합당하지 아니하다” 판결하시고, “새 이스라엘 백성”을 초대해야만 했던 이유는(마 22:8-9), 저들 안에 하나님의 은혜가 메말랐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 은혜에는 관심이 없고, 율법주의라는 허울만 붙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모데서가 말하는 것처럼, 분명 “경건의 모양은 있었지만, 경건의 능력과 열매는 없었기 때문”입니다(딤후 3:5).

그러므로 오늘 새 이스라엘 백성인 우리에게 주님의 쉐마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은혜의 공동체를 회복하라”고 말입니다. 은혜를 갈망하는 것이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고, 은혜를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개혁이라고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의 도널드 칼슨(D. A. Carson, 1946~)이라는 저명한 신약학자는 오늘날 은혜를 간과하고, 스스로 속고 있는 신앙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종을 울립니다.

“은혜에 사로잡히려는 노력 없이, 경건과 기도, 말씀에의 순종, 믿음, 그리고 여호와를 기뻐하는 일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불순종에 속고는 그것을 자유라 부르고, 미신에 속아 믿음인 줄 안다. 기도하지 않는 상태로 늘어져 있으면서 율법주의에서 벗어난 줄로 알며, 경건과 멀어져만 가면서 해방되었다고 스스로 확신한다.”<D. A. Carson, For the love of God: A Daily Companion for Discovering the Riches of God’s Word, vol-2, Crossway>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화가 제임스 티소가 그린 작품을 소개하고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그림을 보시면, 예수께서는 중앙에 서 계시고, 오른쪽 뒤에는 화려한 복장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서 있습니다. 왼쪽 뒤에는 무리처럼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 있는데, 예수님 앞으로는 열두제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자들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작가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 양옆으로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렸지만, 제자들은 주님의 발아래 앉아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이해한 그림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을 통해 예수께서 새 이스라엘의 언약 백성이 된 우리에게 쉐마로 말씀하실 때, 주님 발아래 나와 앉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미가서가 말하는 것처럼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주님과 함께 행하는”(미가 6:8) 은혜의 성도, 은혜의 가정, 은혜의 교회로 회복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