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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의 해석자는 누구인가?”

(창 40:1-8)

<2024년 10월 20일 성령강림 후 제22주 주일 설교 / 녹색>

●<쇼생크 탈출>

지금까지 제가 감명 깊게 본 영화 중 하나로, 1994년에 나온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스티븐 킹이라는 미국의 유명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팀 로빈슨과 모건 프리만이라는 걸출한 헐리웃 배우가 주연한 영화입니다. 당시 저는 때마침 군에서 휴가를 나왔다가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얼마나 좋았으면, 두 번이나 연거푸 보고 나서 곧바로 종로서적에서 소설 원서<“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by Stephen King>를 구입해서 군대에 가져가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책은 낡았지만 여전히 그 책을 갖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은행 부-지점장으로 잘 나가던 ‘앤디’라는 주인공이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죽였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아서 ‘쇼생크’라는 이름의 악명높은 감옥에 갇힌 후에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앤디는 비록 억울한 누명을 쓰고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운명이었지만 그는 여느 다른 죄수들과는 다르게 삽니다. 소설에 보면 주인공이 뭔가를 다짐하듯이 이런 말을 합니다. “결국, 언제나 두 가지 선택만 남게 되지. 살려고 발버둥 치거나 아니면 죽으려고 발버둥 치는 거지.”(“It always comes down to just two choices.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by Stephen King)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된 주인공은 탈옥을 꿈꿨던 것입니다.

하지만 탈옥은 그저 꿈일 뿐, 감옥 어디를 둘러봐도 탈옥의 희망을 이룰 근거가 없습니다. 한낱 죄수로서 철통같은 감옥에서 벗어날 길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고, 마치 더는 감옥에서 살지 않을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이러한 주인공 ‘앤디’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던 ‘레드’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었는데, 레드는 주인공 앤디의 그런 모습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앤디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코트를 입은 듯 자유로웠다. 그는 결코 감옥의 사고방식에 젖어들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눈빛이 흐리멍덩한 적이 없다.”(“It goes back to what I said about Andy wearing his freedom like an invisibility coat, about how he never really developed a prison mentality. His eyes never got that dull look” by Stephen King)

그렇습니다. 주인공 앤디는 비록 감옥 안에 갇혀 죄수복을 입고 사는 신세였지만, 그는 자유의 옷을 입은 사람처럼 행동했고, 그의 눈빛은 무언가를 위해 반짝였던 것입니다. 주인공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감옥을 탈출하는 장면은 지금도 생생할 정도로 헐리웃 영화 명장면 중에 손꼽히는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요셉의 형통, remind

지난주에 우리는 애굽에 팔려온 요셉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그는 노예 상인의 손에 이끌려 애굽에 왔다가 보디발이라는 바로의 경호 대장 집에 노예로 팔렸습니다. 성경은 말하기를 거기서 요셉은 “그의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서” 그 집의 “가정 총무” 역할을 맡을 정도로 주인의 신뢰를 받았다고 하는데(39:4), 하지만 안타깝게도 얼마 가지 않아 요셉은 그를 유혹하려 했던 보디발의 아내에게 모함을 당해서 감옥에 갇히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요셉이 보디발에게 은혜를 입었던 것처럼, 성경은 말하기를 감옥에서조차 요셉은 “간수장에게 은혜를 입어서 옥중의 모든 죄수에 대한 제반 사무를 처리하게 했다”(21-22)고 합니다. 심지어 “한번 맡긴 것은 다시 살펴보지 않았다” 할 정도로(39:23) 큰 신뢰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애굽에 끌려간 요셉은 ‘보디발의 집’과 ‘감옥’이라는 두 장소에 있었는데, 그가 어디에 있건 요셉은 주인과 간수장에게 한결같이 “은혜를 입었고” 이로써 각각 가정 총무와 감옥 총무로 일했다는 것입니다(4, 22). 그는 정말이지 뭐가 달라도 달랐던 하나님의 사람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요셉의 모습을 생각하면, 방금 소개한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앞서 인용한 글에 ‘앤디’라는 이름 대신에 ‘요셉’을 넣어도 됩니다. “요셉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코트를 입은 듯 자유로웠다. 그는 결코 감옥의 사고방식에 젖어들지 않았고, 그의 눈빛은 흐리멍덩한 적이 없다.” 이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요셉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란 생각도 듭니다. 요셉도 죄수복을 입고 있었지만, 결코 감옥에 구속된 삶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이 입혀주신 자유인의 옷을 입고 있었고, 그의 눈은 언제나 불꽃처럼 빛나며 반짝였으니 말입니다.

물론 지난주 살펴봤던 것처럼 요셉이 이럴 수 있었던 이유는 요셉 개인이 탁월하거나 잘나서 그렇게 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영화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주인공 엔디와 창세기의 요셉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성경은 분명한 선을 그으며 말하기를 주인 보디발과 간수장 모두 요셉에 대해 평가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를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다”(3, 23)고 합니다. 주어가 ‘여호와’입니다. 결국, <요셉의 형통>은 요셉 자신에게서 나온 게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나온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가 형통한 것은 탁월한 요셉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그와 함께하심으로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두 명의 관원장, 수감되다

오늘 본문은 이처럼 하나님 손에 붙들려 ‘갇혔으나 자유인이었고, 어둠에 있었으나 불꽃 같은 눈으로 살았던 주인공 요셉’이 감옥에서 꿈을 해석하는 대활약을 보여줍니다. 본문 1절 이하의 내용을 보면, 애굽 왕의 ‘술 맡은 자’와 ‘떡굽는 자’가 그들의 주인인 애굽 왕에게 죄를 지어서 감옥에 수감되었다고 합니다. 2절을 보면, 이 두 사람을 일컬어 “술 맡은 관원장, 떡 굽는 관원장”이라고 하는데,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고대 사회에서는 왕 곁에서 술을 따르고 떡을 구워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왕이 자기 목숨까지 맡길 수 있을 만큼 신뢰하는 사람만이 그 일을 맡았는데, 왜냐하면, 고대 사회에서는 왕을 죽이려는 세력들이 주위에 바글댔기 때문에, 왕의 입에 들어가는 술과 음식을 공궤하는 일은 왕의 생명에 직결될 만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원장”(‘싸리쓰’, syrIS')이란 말은 오늘날의 ‘장관’(Minister)을 뜻하는 고위직 관리를 뜻합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몰라도, 애굽의 바로는 두 사람에게 역정을 내면서 그들을 감옥에 집어넣은 것입니다. 술 마시다가 술이 떨어져서 그런 건지, 음식을 먹었는데 배탈이 나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애굽의 바로는 두 사람을 감옥에 넣고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려 판결하려 했던 것입니다.

본문 4절 말씀을 보면 “친위대장이 요셉에게 그들을 수종들게 하매”라고 하는데, 아마도 보디발은 요셉을 통해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두 장관을 잘 섬겨서 훗날 두 사람이 풀려나면 자기에게 뭔가 이득이 있을 것이라는 셈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에 요셉은 그가 시키는 대로 복종하여 “그들을 섬겼더라”(4)고 성경은 말합니다.

●‘근심의 빛’과 『죄와벌』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의 명령에 따라 두 사람을 섬기기 위해 그들에게 들어간 요셉은 두 사람의 안색이 안 좋을 것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 하고 사정을 들어보니,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이 전날 꿈을 꿨는데, 그 꿈으로 인해 두 사람은 걱정하다 못해 공포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서로 다른 악몽을 꾼 것입니다. 성경은 말하기를 “그들에게 근심의 빛(‘자아프’, @[;z")이 있는지라”(6절)고 합니다. 여기서 “근심의 빛”(‘자아프’, @[;z")이란 말은 “격한 분노나 두려움을 표현하는 단어”인데, 자세한 설명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이러한 근심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불길한 미래에 대한 심각한 두려움과 공포”를 뜻합니다.<L. Koehler & W. Baumgartner, The Hebrew and Aramaic Lexicon of the Old Testament>

러시아 문학가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적인 소설 『죄와 벌』(민음사)에 보면, 주인공 라스콜리코프는 어느 날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잔인하게 죽입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은 노파를 죽인 죄책감으로 인해 심각한 공포를 느끼며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작품에서는 이러한 주인공 라스콜리코프의 심리상태를 이런 말들로 표현합니다.

“아까부터 넋을 놓은 탓에 여전히 띵한 상태로 소파에 드러누워 있었다.” “길거리에서는 절망에 차 무섭도록 흐느끼는 소리가 그의 귓전에서 날카롭게 울렸다.” “미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몸이 무섭도록 으슬으슬해졌다.” “그는 인사불성이 되었다. … 대체 내가 왜 이럴까? 그는 다시 안절부절못하고 소리쳤다.”

그렇습니다. 『죄와 벌』의 라스콜리코프가 느끼는 이러한 감정들이 분명 오늘 본문에 나오는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의 심리상태와 같았을 것입니다.

●어찌하여 오늘 당신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있나이까?

이처럼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두 사람에게 요셉이 묻습니다. “어찌하여 오늘 당신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있나이까?”(‘마두아 페네켐 라임 하욤’, ~AYh; ~y[ir' ~k,ynEP. [;WDm;, 7절] 이에 두 사람은 대답합니다. “우리가 꿈을 꾸었으나 이를 해석할 자가 없도다” 그들은 지난밤 꿈을 꾸었지만, 그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꿈을 해석하는 것은 일종의 ‘지식’이었습니다. 꿈을 해석하려면 상당량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꿈을 해석하는 사람을 ‘지식인이나 현자’로 여겼던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글 중에는 각종 꿈을 예시로 적고 그에 대한 해석을 달아놓은 책들이 있습니다.<대표적으로 『체스터 베티 꿈의 책』> 이 책에 보면 상당 부분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인용하기 적절치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것 중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이런 것입니다.

“만일 활을 잡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길조다. 그는 중요한 관직을 얻을 것이다.”

“만일 당나귀 고기를 먹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길조다. 그는 승진하게 될 것이다.”

“만일 새를 잡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흉조다. 그의 재산이 사로잡힐 것이다.”

“만일 이가 빠지는 꿈을 꾼다면, 그것은 흉조다. 그의 식구 중 한 명이 죽을 것이다.”

<『체스터 베티 꿈의 책』 중에서, 강승일, 『이스라엘과 고대 근동의 점술』 CLC>

보신 것처럼, ‘이런 꿈은 길조(흉조)다’라는 식의 해석인데, 오랜 기간 꿈에 관한 경험이나 데이터를 모아 놓고 거기에 ‘통계’를 내서 꿈을 해석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누가 어떤 꿈을 꾸었다고 하면,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해몽을 해준 것인데, 이런 사람들이 당시 ‘지식인’으로 존중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왕의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이 “우리가 꿈을 꾸었으나 이를 해석할 자가 없도다”(8a)고 말한 것은 자신들의 경험, 지식으로 풀 수 없는 숙제를 만났다는 뜻이며, 더 나아가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만난 것을 뜻합니다.

지금 두 사람은 가뜩이나 바로의 노여움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데, 전혀 해석할 수 없는 꿈을 꾸었으니 앞날이 걱정되고 왠지 모를 불길한 생각이 엄습해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 불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서 얼굴이 “근심의 빛”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

이처럼 불안하고 초조한 두 사람의 말을 들은 요셉은 오늘 본문에서 핵심이 되는 말로 그들에게 응대하기를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 청하건대 내게 이르소서”(8b)라고 말합니다. 다같이 다시 한번 읽겠습니다.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 청하건대 내게 이르소서”(8b)

이 말은 하나님을 단순히 신통방통한 ‘꿈-해몽자’로 소개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미아리에 있는 용한 점쟁이처럼 소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요셉이 이렇게 말한 것은, 어느 신학자가 말한 것처럼, “미래의 사건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선포한 것입니다<폰라트, 『창세기』 한국신학연구소>. 한낱 인간의 지식과 경험이 아무리 탁월해도 그걸 바탕으로 미래를 헤아리고 예단하는 것은 턱없이 모자란 것이며, 눈에 보이는 영역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도 주관하시는 분은 오직 세상을 창조하신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요셉의 신앙고백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읽지는 않았지만, 이어지는 말씀에서 요셉은 두 사람의 꿈을 해석해주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에 대한 요셉의 해석이 같기도 하면서도 다릅니다. 술 맡은 관원장의 꿈을 들었을 때와 떡 굽는 관원장의 꿈을 들었을 때, 요셉은 똑같이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을 것입니다.”(13절, 19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에 각각 붙는 해석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에게는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고 당신의 전직을 회복시킬 것”(13a)이라 했지만, 떡 굽는 관원장에게는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고 당신을 나무에 달리니 새들이 당신의 고기를 뜯어 먹을 것”(19)이라고, 그의 죽음을 예견했던 것입니다.

이 일이 있은 지 사흘이 지나 바로의 생일이 되었을 때, 바로는 두 사람을 부릅니다. 요셉이 말한 대로, 바로는 두 사람 모두 ‘머리를 들게’ 했으며, 요셉이 말한 대로, 바로는 한 사람은 전직을 회복시켜 주었지만, 다른 한 사람은 매달려서 처형되었으니, 성경은 말하기를 “요셉이 그들에게 해석함과 같이 되었더라”(40:22)고 말합니다.

●관원장들의 시대의 해석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셉은 비록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신세였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심으로 감옥에서조차 반짝반짝 빛나는 분명 별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왕의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 이 두 사람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가득했을 때, 요셉은 그들에게 “어찌하여 오늘 당신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있나이까?”(7)하며 물었고, 이에 두 사람이 꿈을 해석할 자가 없어서 그렇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을 때, 요셉은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 청하건대 내게 이르소서”(8b)라고 말하면서 그들의 꿈을 완벽하게 해석해주었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이 해석자가 되심을 온전히 선포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저는 여기서 두 관원장이 ‘우리의 꿈을 해석할 자가 없도다’ 하며 근심하는 모습을 가만히 묵상하다가, 이것이 마치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이요,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불행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 시대를 “관원장들의 시대”라 불러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소위 말하는 <인공지능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인공지능 기술은 끝이 어딘지 모를 진보에 진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과학자 중에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이 AI 기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만, 과연 누가 그것을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인공지능시대>와 더불어 우리는 <기후재난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오래전 예루살렘 대학교의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간은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힘은 세지만 책임 의식은 없고, 안락함과 즐거움만 추구하면서도 만족할 줄 모른다.”<『사피엔스』(김영사)>라고 뼈 있는 지적을 했습니다. 인간은 끝없이 기술 개발에 몰두함과 동시에 집요하게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는데, 그 파괴력이 어떠할지 우리는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요하게 꿈을 꾸지만 꿈을 해석할 자가 없는 시대’, 곧 “관원장들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던 중에, 작년에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열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UN chief warns ‘era of global boiling has arrived’”, www.reuters.com)는 청천벽력같은 선언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더워지는 것’(warming)을 걱정했다면, 이제는 지구가 ‘끓는 것’(boiling)을 염려해야 한다는 지적인데,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아도 지난여름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피부로 공감하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금처럼 계속 살아간다면 불행하게도 2050년에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렇다면, 이처럼 꿈을 꾸면서도 해석자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관원장들의 시대”를 살면서, 누군가 오늘 설교 제목처럼 “이 일의 해석자는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요셉이 그 대답을 들려줍니다. “해석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우리 삶과 우리 시대의 참된 해석자가 되시는 주의 말씀에 조용히 귀 기울임으로 오직 하나님만을 여러분 삶의 기준이요 해석자로 모시고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술 맡은 관원장’은 이전 모습으로 ‘회복’되었지만, ‘떡 꿉는 관원장’은 끝내 매달려 죽게 된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시대를 향한 주님의 해석이 ‘사망의 선고’가 아니라 ‘회복의 선포’가 되도록 겸손히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