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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를 위해 세워진 백성들”

(눅 21:25-28, 1:13-17)

<2024년 12월 1일 대림절 제1주 설교 / 보라색>

●대림절의 두 가지 의미: 초림, 재림

오늘 우리는 ‘대림절 첫째 주’를 맞아 예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대림절’(Advent)은 ‘주님의 임재를 기다리는 절기’인데, 초대교회 교부인 성 어거스틴(St. Augustinus of Hippo)은 어느 대림절 설교에서 이렇게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쁨의 날을 축하합시다! 저 놀랍도록 위대하시고 영원하신 분이 무한한 시간을 넘어 한 뼘에 지나지 않는 유한한 인간의 시간 속에 들어 오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한 의로움과 거룩함이 되시며 또한 구속함이 되십니다.”(“Let us celebrate the festal day on which the great and timeless One came from the great and timeless day to this brief span of our day. He has become for us ... justice, and sanctification and redemption.”, St. Augustine’s Sermon 185 “For the Feast of the Nativity”, dec25th.info>

자세히 보시면 어거스틴은 대림절을 맞아 두 가지를 강조하며 설교했는데, 첫째는 베들레헴 마구간에 헐벗은 채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저 영원한 시간에 사셨던 하나님의 아들이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시간 속에 들어온 그 신비로운 사건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둘째는 그 아기 예수께서는 공생애를 통해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 곧 죄사함’을 완성하신 분이시니, 그분이 이제 세상의 심판자로서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며 축하하자는 것입니다. 첫째는 ‘초림’의 주님이이요, 둘째는 ‘재림’의 주님입니다.

이처럼 초대교회로부터 교회와 성도들은 신비로운 아기 예수의 탄생과 더불어 만왕의 왕으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쁨으로 기다리고자 대림절 예배를 드렸던 것입니다. 오늘 이 예배를 통해서, 외롭고 상처 입은 여러분 영혼에 아기 예수의 신비로운 탄생이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어둠과 죄로 인해 일그러진 우리의 영혼에 ‘의와 거룩과 구속’으로 임하시는 주님의 통치가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괴테의 시 <마법사의 제자>

해마다 대림절이 돌아오지만, 이번 대림절을 맞이하는 소회는 여느 때와 사뭇 다릅니다. 철없고 무지몽매한 인간이 벌이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오셔서 이 일을 해결해 주셔야만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 대림절 설교를 준비하면서, 저는 오래전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마법사의 제자>(Der Zauberlehrling)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유발 하라리가 『넥서스』에서 언급>.

이 시는 18세기 유럽의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합니다.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분야에서 기계가 발명되면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일’이 여기저기서 벌어졌던 것입니다. 공장들은 대규모 기계설비를 갖춰서 막대한 돈을 쓸어 담느라 혈안이었고, 그로 인해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해고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소위 말하는 ‘인간 소외 현상’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작가 괴테는 한 편의 시를 써서 그 시대를 풍자합니다.

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늙은 마법사가 여행을 떠나면서 젊은 제자에게 자기가 없는 동안 물을 길어서 “욕조를 가득 채우라”(Zu dem Bade sich ergieße.)고 말합니다. 처음에 제자는 스승의 말을 듣고 열심히 물을 길어 욕조를 채우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제자는 딴마음을 먹습니다. 그 장면을 괴테는 이렇게 씁니다.

“늙은 마법사가 길을 떠났다! 이제 그의 영들을 내 뜻대로 불러 내리라. 그가 쓰는 주문과 방식, 사용법까지 다 익혀두었다. 강한 정신력으로 나도 기적을 행하리라! … 이리 오너라, 네 이놈 낡은 빗자루야! … 이제 물통을 들고 냉큼 달려가거라! 욕조를 가득 채워라!”

원래 “욕조를 가득 채워라” 이 말은 스승 마법사가 제자에게 명령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는 스승에게 받은 명령을 빗자루에게 마법을 걸어 떠밉니다. 초월적 존재인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오만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제자가 빗자루에게 마법을 걸었더니 그가 뜻한 대로 일이 아주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욕조에 물이 저절로 차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깁니다. 욕조에 물이 가득 찰 뿐만 아니라 넘치고 있는데, 제자는 빗자루를 멈추게 할 주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 내용을 괴테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만 섯거라! 그만 섯거라! 네놈의 재주는 우리가 충분히 알았으니! 아, 이걸 어쩌나! 이런! 이런! 주문을 잊어버렸네! … 오, 지옥에서 태어난 놈아! 집을 송두리째 물에 잠기게 할 셈이냐! 온통 물난리로구나! 이 극악무도한 빗자루야! 예전의 모습처럼 막대기가 되어 제발 좀 얌전히 서 있거라! … 네놈을 서슬퍼런 도끼로 두 동강 내주리라!”

제자는 빗자루에게 “이 극악무도한 빗자루야!” 하고 부르는데, 잘못은 제자가 했지 애꿎은 빗자루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시가 말하는 것처럼, 제자는 도끼를 들어 빗자루를 내리칩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빗자루 조각들이 마치 손오공처럼 제각각 일어나서 군대를 이루어 물을 욕조에 퍼붓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작업장은 완전 물바다가 되어 엉망진창이 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제자는 무기력하여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스승 마법사가 돌아옵니다. 제자는 울부짖으면서 스승에게 말하기를, “주인님, 사부님! 제가 외치는 소리를 들으소서! 주인님, 재앙이 크옵니다! 제가 불러낸 영들을 다시 거둘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빗자루에게 주문을 걸어 그 사태를 해결합니다. “빗자루야! 빗자루야! 구석으로 가거라! 그것이 너희들의 본래 모습이니라.”

오래전 미국의 월트디즈니사가 지금 말씀드린 괴테의 작품을 바탕으로 <판타지아>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이렇습니다(차례로 설명).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괴테의 작품 <마법사의 제자>는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풍자한 시였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더 큰 경종이 됩니다. 18세기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빠르게 달라질 것인데, 문제는 작품 속의 제자가 빗자루를 멈추게 할 주문을 잃어버린 것처럼, 오늘날 세상은 인간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첫째로, 인류는 기후 환경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 학자들은 ‘지구의 환경 시스템은 벌써 붕괴했고, 인간은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지구에 그저 일시적으로 사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곤 합니다.<Naomi Klein, This Changes Everything: Capitalism vs. The Climate> 한마디로 말하면, 어차피 지구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인간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지구라는 행성을 더 망가뜨리며 살다가 머지않아 공멸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것입니다.

둘째로 인류는 인공지능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일 보도되는 갖가지 인공지능 기술을 보면 신기하고 희한하기만 합니다. 인간의 행동을 닮고, 그것을 능가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환호하면서 그런 기술이 가져올 편리한 세상과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에 대해 청사진을 내놓곤 하는데, 과연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을 편리하게만 해줄까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 매의 눈으로 비판하는 대표적인 사상가로, 오늘날 최고의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예루살렘 대학교의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 교수는 석 달 전에 『넥서스』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영리한 동물인 동시에 가장 어리석은 동물이다. 인간은 핵미사일과 초지능 알고리즘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하다. 하지만 통제하지 못하면 인간을 파괴할 수 있는 것들을 덮어놓고 생산할 정도로 어리석다.”<『넥서스』 김영사>

아시다시피 우리가 AI라고 부르는 ‘인공지능’은 영어로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해서,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만든 지능’을 뜻합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AI를 ‘Artificial Intelligence’가 아닌 ‘Alien Intelligence’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외계인 지능” 또는 “(인간과는)이질적인 지능”이라고 옮길 수 있는데, 유발 하라리는 “그 이질적인 기술은 이미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서 권력을 갖고 있다”<『넥서스』>고 지적합니다. 이제 점차로 인공지능은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결정권을 갖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바로 그것입니다<Nick Bostrom, Super-intelligence: Paths, Dangers, Strategies, Oxford University Press>. 그렇게 되면, AI은 인간의 통제력을 완전히 벗어나고, 오히려 인간이 AI의 통제를 받는 시대가 머지않을 것이라는 매우 심각한 지적인 것입니다.

●누가복음 21장의 심판 예언

“기후환경 위기의 시대” “인공지능 위기의 시대” 이 두 가지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인류의 미래는 절망적입니다. 미래 사회는 인간이 바라는 유토피아는커녕, 우리를 두렵게 하는 디스토피아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당장 내일, 회복 불가능한 낭패를 당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종말’ ‘말세’가 피상적이거나 상징적인 말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것 같은 서늘하고도 두려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이처럼 암울한 미래로 인해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오늘, 우리는 대림절 첫째 주를 맞아 누가복음 21장과 1장의 말씀을 각각 나누어 읽었습니다. 두 본문은 상반되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데, 처음에 읽은 누가복음 21장은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해, 더는 회복이 불가능한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예수님이 친히 말씀하시는 무시무시한 심판의 예언이고, 누가복음 1장은 오랫동안 주의 계명을 흠 없이 지켜왔던 당대 의인 사갸랴와 엘리사벳에게 주시는 희망찬 예언의 말씀입니다. 두 본문 말씀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보고자 합니다. 21장 25-26절을 함께 읽습니다.

“25 일월 성신에는(하늘에는) 징조가 있겠고 땅에서는 민족들이 바다와 파도의 성난 소리로 인하여 혼란한 중에 곤고하리라 26 사람들이 세상에 임할 일을 생각하고 무서워하므로 기절하리니 이는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겠음이라”(21:25-26)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시기를, 타락한 예루살렘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이르면, 첫째는 “일월 성신(해, 달, 별들)에”에 곧 ‘하늘’에 문제가 있을 것이고, 둘째는 “땅에”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더는 회복 불가능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을 뜻합니다. 이제 예루살렘은 하늘로 솟지도 못하고 땅으로 꺼지지도 못할 무시무시한 늪에 빠져 있음을 뜻합니다.

이러한 심판이 이르게 되면 사람들은 어찌 된다고 하십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첫째로 사람들은 “혼란한 중에 곤고할 것(‘쉰오케’: ‘묶여 있다’)”이라 하십니다. 즉 예루살렘은 마치 밧줄에 꽁꽁 묵인 것처럼 무기력할 것이란 뜻입니다. 둘째로 사람들은 “무서워하여 기절할 지경(‘아포프쉬코’: ‘극도의 의심과 불안함’ 1회)”이라 하십니다.<데럴 벅, 『누가복음2』 부흥과개혁사> 심판받는 예루살렘은 극도의 의심과 회의, 불안으로 인해 사회가 파괴되고, 인간 내면이 분열하는 끔찍한 결과를 맛보게 될 것이라 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심판은 인간이 자초한 것으로서, 그 심판은 하늘의 권능으로부터 내리꽂히는 빠져나갈 수 없는 심판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씀인 것입니다.

●누가복음 1장의 소망 예언

두 번째 본문은 누가복음 1장에 있는 말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말씀은 사가랴와 엘리사벳에게 주시는 소망의 말씀인데, 이러한 소망의 예언을 듣는 사가랴와 엘리사벳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저들의 상황은 마치 창세기에 나오는 언약 백성의 조상 “아브라함과 사라”의 처지와 비슷합니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늙고 아이가 없었던 것처럼’(창 18:11), 누가복음 1장 17절은 “엘리사벳이 잉태를 못하므로 그들에게 자식이 없고 두 사람의 나이가 많더라”(눅 1:17)라고 합니다. 두 부부의 상황은 ‘나이가 많아 늙은 것’이고, 저들의 조건이란 ‘자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과 사라, 그리고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이런 점만 닮은 게 아닙니다. 보다 근본적인 모습이 닮았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고 복종의 길을 떠난 것처럼, 사가랴와 엘리사벳에 대해 성경은 “이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눅 1:6)고 말합니다. 두 부부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란 점에서 닮았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언약 백성의 후예인 ‘이삭’을 주신 것처럼, 사가랴와 엘리사벳에게도 언약 백성의 후예로서 ‘요한’을 주실 것을 약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장 16-17절을 언약 백성의 후예들에게 주시는 소망의 말씀으로 받아 함께 읽겠습니다. “16(요한이)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그들의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라 17 그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①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②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고 ③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눅 1:16-17)

17절은 언약 백성의 후예로 태어날 ‘요한’이 행할 일을 세 가지로 말합니다. 첫째로, “아버지의 마음이 자식에게 돌아가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그 백성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뜻할 것입니다. 둘째로,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가게 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거스르는 백성들을 ‘회개’시키는 역할을 뜻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셋째로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는 일”이라 하는 것처럼, 세상으로 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고, 저들로 ‘회개’하게 하여서, 세상에 묻혀 제갈길로 다닐 사람들을 ‘주님의 언약 백성이 되도록 준비하는 일’, 그것이 언약 백성의 후예가 마땅히 행할 일이라고 본문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두 개의 예언: 주를 위해 세워진 백성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대림절 첫째 주를 맞아 우리는 누가복음이 주는 ‘두 개의 예언’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타락한 예루살렘을 향한 무시무시한 심판의 예언이었고, 다른 하나는 인내로 오랫동안 하나님의 언약을 붙들고 기다려왔던 사가랴와 엘리사벳을 향한 소망의 예언이었습니다. 그것은 오늘 설교 제목처럼 “주를 위해 세워진 백성을 준비하라”는 명령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주의 말씀을 거슬러, 끝내 우리 시대가 “혼란한 중에 곤고하며” “무서워 기절할 지경”에 이르는 하나님의 심판 아래 거할 것인가? 아니면 저들, 심판받을 자들이 마음을 돌이켜 주를 위한 백성으로 세워질 것인가? 하나님은 우리에게 묻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성경에는 두 가지 의미의 예언이 나옵니다. 하나는 미래의 일을 앞당겨 예측해서, “미리 말한다”(Fore-Telling)는 의미의 “예언”(豫言, Predictive Prophecy)입니다. 요셉이 꿈을 꿔서 훗날 형들이 자기에게 절할 것을 ‘미리 알고 미리 말한 것’ 그런 예언을 뜻합니다.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하나님의 뜻을, “사람들 앞에 나와 말한다”(Forth-Telling)는 의미의 “예언”(預言, Proclamation of God’s Will)입니다. 요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니느웨 사람들을 향해 “사십 일이 지나면 니느웨가 무너진다!”(욘 3:4)고 예언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나의 예언이 이루어졌던가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미리 ‘앞당겨’, 그들 ‘앞에 나가서’ 말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의 예언은 실패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요나의 말을 듣고 니느웨 사람들은 금식하며 회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요나의 예언이 실패한 것을 안타까워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성공한 예언은 예측을 실패한 예언이다.”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예언한 것은 미래에 있을 일을 먼저 전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주의 길을 떠난 자들이 예언의 말을 듣고, 자신의 삶을 돌이키고,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삶을 교정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들의 예언은 틀릴수록, 실패할수록, 하나님 보시기에 성공한 예언입니다.<“예언은 교정적 설교다”(Klaus Westermann)>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마법사의 제자가 저지른 모든 문제는 스승이 와야 해결되었던 것처럼, 우리 시대의 문제도 반드시 주님이 오셔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오실 때, 무섭고 두려운 심판의 주님이 아니라 자비로 가득한 구원의 주님으로 오실 수 있도록, 인내로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주를 위해 세워진 백성’으로 사시는 여러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