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다리던 그분이 당신입니까?”

<누가복음 3장7-17절>

1. 레오나르도 다빈치 [성 세례자 요한]

여러분, 성경 봉독할 때에 이미 다들 느끼셨겠지만, 오늘 본문은 아주 파격적인 세례자 요한의 말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요한은 세례를 받고자 광야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회개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우리가 나눴다시피, 세례자 요한은 오시는 주님의 길을 예비하던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서 오시는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가리키는 존재’였습니다.

프랑스 빠리에 있는 루부르 박물관Louvre Museum에는 저 유명한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성 세례자 요한](1516)이란 그림이 있습니다. 이미지를 보시면, 어두운 배경 속에 아주 잘 생긴 남자가 마치 하나님의 섭리를 잘 안다는 듯한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저 하늘로부터 내려오시는 주님을 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이 그림은 어둠과 빛이 대조적으로 강조된 그림인데요, 그림 속의 인물이 하늘을 가리키는 것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빛된 주님을 강조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월터 아이작슨, [레오나르도 다빈치](아르테)>

그런데 여러분, 지금 이 그림을 보시면서, 저 손가락에 잘 집중하게 되던가요? 아니면 저 잘생긴 남성의 얼굴과 몸에 더 시선이 가던가요? 저 손가락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쳐다보기도 하지만, 손가락만이 아니라 이 잘생기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한 사내의 신비스런 얼굴에 우리의 시선이 분산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 그림은 저 손가락보다도 그림 속의 얼굴이 지금까지도 더 화젯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에, 이 작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것을 의도한 게 아닐까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온전히 쳐다보기보다는 다른 것에 눈이 돌아가고, 다른 관심으로 골똘한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2. 독사의 자식 vs 아브라함의 자손

여러분, 마태복음 12장34절을 보시면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아!”하시며 호통치신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온유하신 예수님의 성품에 비추어 보면 잘 상상이 되지 않는 말씀이지요. 그래서 때로는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오늘 본문 말씀을 보면,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 보다 먼저 그와 같은 심판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7절 말씀을 보면 요한은 세례를 받으러 나아오는 무리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일러 장차 올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고 꾸짖고 있습니다. “여기 나오면 진노를 피할 수 있다고 누가 일러주었더냐!” 그런 뜻이겠지요.

여러분, 어떠신가요.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 들지 않으시나요? 죄사함의 세례를 받기 위해서 그 먼 길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다짜고짜 ‘독사의 자식들아!’ 라는 말을 퍼붓다니요. 여러분들이라면 어떠실까요? 이런 굴욕적인 말을 듣고도 세례를 받으시렵니까? 아니면 되돌아 가시겠습니까? 제가 그 무리 중 한 사람이었다면, 어쩌면 자존심이 상해서 발길을 돌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죄에 대해서, 그리고 참된 회개에 대해서 세례자 요한의 입을 빌려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기독교가 말하는 참된 회개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8절에서 세례자 요한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말합니다.(따라하기) 그리고 이어서 요한은 세례받으러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듣기에 심히 거북한 말을 재차 던지고 있습니다. 뭐라고 했지요?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너희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말하는 것과, “너희는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모욕적인 말일까요? 물론 둘 다 참지 못할만한 말이겠지만, 이스라엘 사람들 입장에서는 두 번째 말을 더 모욕적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독사의 자식”이라는 말은 저들의 감정에 거슬리는 말에 틀림없지요. 그러나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다”라는 말에는 비할 바 아닙니다. 한국식으로 이해하자면, 독사의 자식이란 말이 ‘개’에 빗대어서 하는 감정적인 욕이라면,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은 마치 어머니에 빗댄 욕이라고나 할까요. 왜냐하면, 그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선택받은 백성, 곧 선민사상’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조상 대대로 자랑스럽게 여겨왔던 것이고요, 추호도 의심할 이유가 없었던 저들의 정체성,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 부정당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요한은 “이 돌들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으니, 저들이 듣기에는, ‘우리더러 길가에 나뒹구는 돌처럼 쓸모없는 존재라는 거냐!’며 화가 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3. 임박한 진노와 회개의 열매

이 말에 이어서 세례자 요한은 하나님의 진노가 임박했다고 합니다. 9절을 찾아 함께 읽겠습니다.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 아멘.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이건 도끼질을 해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얘깁니다. 도끼질을 하려면 나뭇결을 정확히 쳐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먼저 어디를 쳐야 할지 응시하면서, 도끼날을 살짝 그곳에 갖다 댑니다. 여길 치겠다는 겁니다. 요한이 말하기를,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다”는 것은 이제 하나님이 어떤 사람들을 심판할지, 어디를 심판할지 목적을 정하고 응시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 곧 도끼를 들어 힘껏 내려 찍기 일보 직전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인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10절에서 “그러면 회개의 열매를 맺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하고 물었고요, 이에 요한은 11절부터 14절에서 대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세리와 군인들의 예를 들어가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데요, 그의 대답은 단순-명료했습니다. 요한의 설명에 따르면,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은 하나님과 관련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요한은 말하기를,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이 없는 자에게 나눠주며, 먹을 것도 나눠주라고 합니다. 세리들에게는 “부과된 세금 외에는 걷지 말라” 하고요, 군인들에게는 “사람들을 강탈하지 말고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며, 받는 봉급에 만족하라”고 합니다.

여러분, 결국 회개에 합당한 열매는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서 드러납니다. 회개는 하나님께 하는 게 맞지만, 회개에 합당한 열매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이 세례받으러 나오는 무리들을 보고 있자니, 저들은 세례를 받으면 마치 모든 것이 다 해결되고 완성된 것마냥 우쭐할 것이 뻔히 들여다보였습니다. 세례를 어떤 신비한 마법처럼 여긴 나머지, 세례받고 죄가 사라지면, 다시 돌아가서는 이전과 똑같이 부당 이득을 취할 것이고, 이웃이 굶고 있어도 나 몰라라 할 것이며, 여전히 사람들을 하대하고 강탈하며 살아갈 것이 뻔해 보였던 것입니다. 이것을 간파했던 요한은 실로 날카로운 예언자의 눈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옳았습니다.

4. 하나님으로 시작되어 사람에게서 완성되는 회개

여러분, 만약 세례자 요한이 살아서, 저와 여러분들을 포함한 그리스도인들을 이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그는 우리들을 뭐라고 평가하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 예리한 예언자의 눈은 우리에게 고운 시선을 보낼 리 만무합니다. 저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는, 차마 입으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를 향해서도 똑같이 말했을지 모릅니다.

여러분 사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만약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우리의 회개는 어쩌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영국의 선교사이자 저명한 신학자였던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은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내가 나의 죄에 대해 생각할 때, 오로지 나 자신의 회개와 용서만 생각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내 죄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미친 무한한 결과, 심지어는 내가 알지도 못했던 많은 이들에게 끼친 상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레슬리 뉴비긴, [죄와 구원](복있는 사람)>

말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죄를 지어서 부흥회나 기도원에 가서 눈물 콧물 쏙 빼가며 회개하는 일은 분명 아름다운 일입니다. 우리의 회개는 하나님 앞에 나오는 기도의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회개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시작된 이 아름다운 회개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찾아가서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도 오늘 세례자 요한의 비판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말입니다.

5.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러한 요한의 말에 무거운 권위를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은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이 말해왔던 심판의 메시지와 너무나도 흡사한 것이어서, 그들은 요한의 말을 듣고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들의 속마음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세례자 요한이 혹시 그리스도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15절)

그러나 요한은 16-17절에서 대답하기를, 그렇지 않으며, 이제 장차 자기보다 능력이 많은 이가 오시는데, 자기는 그분의 신발끈을 푸는 것도 감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그리스도가 오시면 무엇을 하시려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함께 읽겠습니다.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3:16b-17)

여러분, 세례자 요한의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말이 맞습니까? 틀립니까? 뭐라고 대답하셔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요한의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 말은 맞습니다. 요한의 이 말은 근거없는 말이 아닙니다. 호세아가 “너희는 타작 마당에서 광풍에 날리는 쭉정이 같으리라!”(13:3) 예언했던 것처럼, 세례자 요한은 저 위대한 선지자들이 말해왔던 메시아의 심판 날이 예수로 인하여 자기 눈앞에 펼쳐질 것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이러한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최후의 심판 날’에 알곡과 쭉정이를 끝내 가릴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례자 요한은 옳았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다른 한편 세례자 요한은 틀렸습니다. 왜 그럴까요? 요한이 틀린 것은 우리가 제일 잘 압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만났던 예수님은 손에 키를 들고 알곡은 모아서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신 분이셨던가요? 여러분, 우리들은 모두 알곡들이어서 여기에 모여 있는 건가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예수님은 오히려 그 쭉정이 같은 사람들을 찾아다니셨습니다. 그 쭉정이와 같은 사람들을 알곡이 되게 하려는, 그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신 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들을 날려버리거나 태워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회개시키고, 그들로 하여 하나님의 백성을 삼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 불가능한 일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사역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요한은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오해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기다려왔고, 그리스도이신 걸 알아봤지만, 그리스도를 온전히 다 알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6. 요한과 전혀 다른 예수의 사역

여러분, 삭개오는 어떻습니까? 오늘 요한의 말대로라면 쭉정이 중의 쭉정이라 할 수 있는, 그래서 이제 더 두고 볼 것 없이 타작 마당에서 두드려 패서 불에 태워버려야 할 그를 예수께서 친히 찾아가신 일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가셔서는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나를 너의 집에 초대하라”(눅 19:5) 말씀하셨고요, 끝내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에 이어서 예수님이 삭개오를 뭐라고 축복하셨는지 혹시 기억하시나요?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19:9)

오늘 세례 요한이 한 말에 비추어 봤을 때, 그것은 너무나도 강렬한 예수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만약 삭개오가 구원받는 이 장면을 세례자 요한이 지켜보았더라면, 그는 할 말을 잊었을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모습을 세례자 요한이 지켜봤더라면, 그래서 십자가에서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하고 기도하는 소리를 세례자 요한이 들었다면, 그는 정신이 혼미해져서 까무러쳤을지도 모릅니다.

자기는 죄인들을 보면, “독사의 자식들아!” 하며 비판했는데, 예수님은 그러지 않았던 것입니다. 요한은 심판을 전했고, 예수님은 은혜를 전한 것입니다. 요한은 원수들을 심판하기만 하면 그만이었지만, 예수님은 “원수들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요한과는 차원이 달랐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크신 분이었습니다. 그가 고백했듯이, 예수님은 요한이 신들매를 풀기도 감당치 못할 분이 맞았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례자 요한은 반은 맞았지만, 반은 틀린 것입니다. 그는 분명 위대한 선지자요 예언자였지만, 그가 아는 예수님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께서는 세례자 요한이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사셨고, 전혀 다른 사역을 펼치셨던 것입니다.

여러분, 예수님은 마굿간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것을 시작으로, 그분의 사역도, 그 참혹한 십자가의 죽음도, 그리고 부활도, 어느 것 하나 세상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미국의 어느 학자는 말하기를, “한마디로 예수님의 삶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용인될 수 없는 스캔들이었다.”<부르스 애쉬포드, [왕의 복음](IVP)> 말하기도 했습니다.

7. 내가 기다리던 그리스도

그런데 이것은 여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7장20절에 보면, 요한은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서 이렇게 확인하며 물었습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겸손한 물음입니다. 하지만 그의 고뇌가 담겨있는 날카로운 물음이기도 합니다. 이 물음으로 요한은 자기의 예상과 기대와는 전혀 다른 사역을 펼치고 있는 저 예수가 자기가 일평생 기다려왔던 그리스도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자기가 생각하지 못한 그 일들을 언제쯤 그만둘 것이며, 언제쯤에야 자기가 바라고 기다려왔던 그 일, 곧 타작마당을 펼치고 알곡과 가라지를 갈라 태워버릴 것인지 요한은 궁금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물은 것입니다. “오실 그이가 당신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을 기다려야 합니까?”

여러분, 저는 세례자 요한의 이 물음을 오늘 설교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아니 그 물음을 조금 바꾸어 보았습니다. “내가 기다리던 그분이 당신 맞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들은 어떤 그리스도를 믿고, 어떤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가요? 우리가 날마다 예수님과 동행한다 하는데, 그러면 여러분들은 어떤 그리스도와 동행할 때 즐겁고, 어떤 그리스도와 동행할 때 낯설어 힘드신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강림의 때에 우리 자신에게 정직한 마음으로 이렇게 묻기를 원합니다.

“내가 바라고 기다리는 그리스도는 과연 어떤 그리스도인가?”

“그리스도께서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낯선 모습으로 오신다면,

나는 그리스도께 무어라 말할 것인가?“

”내 삶의 문제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주지는 않고, 내게 낯선 것을 자꾸 요구하시는 그리스도를 만난다면, 나는 어찌할 것인가?“

사랑하는 여러분, 이번 한 주를 사시면서, 겸손히 이 물음에 응답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예수께서 우리의 기대와 바람대로가 아니라, 전혀 낯선 모습으로 오실지라도, 세리 삭개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찾아오신 그리스도를 우리 삶의 자리로 기꺼이 초대하여 모실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