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때에 드리는 참된 감사”

<살전 5장12-23절>

1. [숨결이 바람이 될 때]

몇해 전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었던 [When Breath Becomes Air](Random House, New York, 2016)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국말로는 [숨결이 바람이 될 때](흐름출판, 2016)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1977년생으로,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장래가 촉망받던 폴 칼라니티Paul Kalanithi라는 서른여섯 살의 의사가,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투병일기입니다. 투병 중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책을 다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대신에 그의 아내였던 루씨Lucy가 책 말미에 후기를 덧붙여 출판된 책입니다.

저는 3년 전 선교지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정작 저자보다도 저자의 아내가 쓴 후기를 읽을 때 더 눈물이 나와서 혼났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호피 원주민 교인 몇몇 분들에게도 이 책을 선물로 드리기도 했었는데요, 여러분들도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이자 환자이기도 했던 저자는 죽음을 앞에 두고, 솔직한 자신의 심경을 밝힙니다. 죽는 것이 싫었지만, 죽음을 두려워하고만 있지도 않았고요, 오히려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고자 애썼던 모습이 그의 글 속에 역력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 폴 칼라니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합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만 하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해집니다. 만약 석 달이 남았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입니다. 10년이라면 나는 다시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일에 복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후기에서, 암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회상하면서 아내인 루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지난 몇 년은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매일 삶과 죽음, 즐거움과 고통의 균형을 힘겹게 맞추며, 감사와 사랑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한 시기였습니다.”

남편이 힘겹게 투병 생활을 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어쩌면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텐데요, 오히려 아내 루씨는 그 시간이 비록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였던 것은 맞지만, 자기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만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아주 중요한 말을 했습니다. “매일 삶과 죽음, 즐거움과 고통의 균형을 힘겹게 맞추며, 감사와 사랑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부의 투병기를 읽으면서, 만약 제게도 이와 같은 순간이 다가온다면, 목사인 저는 어떻게 저의 죽음을 준비할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도 그녀가 말하듯이 감사와 사랑의 새로운 깊이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원치 않는 캄캄한 암흑 같은 시간이 우리 삶에 엄습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재를 살아야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만약 원치 않는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서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이 한 달, 혹은 일주일 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아니 한 10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그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할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2. [These Final Hours]

이런 지구 종말을 소재를 다룬 영화가 있지요. 2014년에 개봉한 [These Final Hours]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주로부터 거대한 운석이 북대서양에 떨어져서, 거대한 불기둥 후폭풍이 전 지구를 덮치게 됩니다. 그래서 인류는 이제 곧 종말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살고있는 호주에 그 불기둥 폭풍이 도달할 때까지는 고작 12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12시간 뒤에는 핵폭발과 같은 불폭풍이 호주를 덮쳐서 살아있는 모든 것을 남김없이 쓸어버려서 아무도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이런 사실이 티비를 통해서 보도되자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남겨진 시간을 환락의 파티를 벌이며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제 곧 죽게 될 것이니까, 환각상태에 빠져서, 사는 건지 죽는 건지도 모르다가 죽겠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윤리며 도덕이며 다 무너져 버렸습니다. 12시간 후면 인류 종말인데, 무슨 얼어 죽을 윤리를 운운하냐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묻지마 살인’을 버젓이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죽음의 공포가 너무 무서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사람들도 생깁니다. 그리고 이럴 때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광신적인 종교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지막 종말을 종교의 힘으로 막아내려고, 저마다 자기들이 믿는 신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3. ‘다미선교회’ 해프닝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1990년대 초에 한국을 강타했던 “다미선교회”라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했지요? 1992년 10월28일이면 인류가 종말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국적으로 8,000명의 신도들이 가슴에 소위 말하는 ‘휴거 신분증’을 달고, 하늘로 올라가는 순간을 기다렸었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사건이었습니다. 이들이 주장했던 것을 “시한부종말론”이라고 합니다.

당시 다미선교회 본부가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해 있었지요? 아마 여러분들 중에 그때를 기억하실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날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낮에는 도서관에 앉아 있다가, 저녁 시간이 되어서는 때마침 군대 갔다가 휴가를 나온 동기와 몇몇 동기들과 함께 기숙사에 있으면서, “너는 군대 복귀 안 해서 좋겠다” 우리 중에 누가 휴거가 되면, 붙잡고 따라 올라가자고 내기 비슷한 것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소동을 피웠던 1992년 10월28일 당일, 당시 다미선교회를 주도했던 이장림이라는 목사는 이미 사기죄로 감옥에 들어가 있었지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휴거가 되면 감옥에서 휴거가 됐을 겁니다. 그래서 그날 다미선교회의 마지막 예배를 인도하던 사람은 장만호라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이 지금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장죠셉’이라고 이름을 바꿔서는 몇 해 전에 [베리칩에 숨겨진 사단의 역사]라는 책을 써서, 미국 이민 교회를 적잖이 흔들어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럴싸하게 포장을 해 놨기 때문에, 여러 성도님들이 이 책과 그들의 유튜브 강의를 들으면서 많이 속아넘어가곤 했습니다.

4. 기독교의 종말론: Already but not Yet

여러분, 우리 기독교는 분명 종말을 믿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것과 그에 따른 최후 승리를 굳게 믿습니다. 그것은 신약성경 이곳저곳에서 공통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요, 사실 이러한 믿음이 없이는 그저 건조하고 메마른 신앙생활을 하기 십상입니다. 기독교의 종말론은 모든 기독교인들이 늘 언제나 가슴에 품고 소망으로 기대하며 살아야 할 매우 중요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사실 기독교의 종말론이야말로, 기독교인들을 기독교인답게 만들어 주는 가르침이라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기독교가 가르치고 있는 종말은 어떤 종말일까요? 여러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겠는데요, 우선 이런 것입니다. 우리는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신 그 순간부터, 이미 종말을 살고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의 편지 에베소서나 빌립보서, 그리고 데살로니가전서와 후서에서 이런 인사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종말로 형제들아”라고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가 살고 있던 시대를 이미 ‘종말의 때’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역을 시작하신 그 순간부터 종말은 이미 시작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루를 살더라도, 마치 세상의 마지막 날을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고 있는 종말을 영어로는 “Already but not Yet”이라고 해서요, 우리말로는 “이미 시작된 그러나 아직 아닌 종말”을 우리는 믿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는 그날까지, 우리 주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서로 사랑하고, 선교하는 믿음의 공동체를 부단히 만들어나가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우리에게 맡겨 주신 소임을 찾고 깨달아 부단히 주님의 몸된 교회와 선교적 사명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5. 데살로니가 교회

오늘 우리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데살로니가 지역은 저 유명한 알렉산더대왕의 고향과 아주 근접해 있는 도시입니다. 이곳은 도로가 잘 발달 돼 있고요, 항구도시이기도 해서,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는 유대인들에게 삶의 중심이었던 회당이 이미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는 신약성경 27권 중에 가장 먼저 저술된 바울의 편지인데요, 데살로니가 교회는 바울이 3주 동안 머물면서 회당에서 복음을 전한 뒤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사도행전 17장에 보면, 바울이 데살로니가 지역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했고, 어떻게 교회가 세워졌는지 간략하게나마 알려주고 있습니다. 바울이 복음을 전한 뒤에 많은 헬라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을 갖고 있던 귀부인들이 바울의 전도에 감화되어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 데살로니가 교회는 바울이 칭찬해 마지않을 정도로, 믿음 안에서 든든히 서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가르치기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들의 주님이시고, 당신들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부활하셨으며, 그분은 곧 다시 오실 것이라” 가르쳐 줬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예수님이 다시 오지 않는 거였습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던 사람들 중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었고요, 개중에는 예수님이 곧 다시 오실 것이니, 생업이고 뭐고 다 소용없고, 교회에 모여서는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자고 하는 사람도 생겨났던 것입니다.

흡사 앞서 말씀드린 “다미선교회”의 원조를 보는 격이겠지요. 그리고 이런 소문을 바울이 듣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득달같이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에게,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성도들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편지를 적어 보낸 것입니다. 즉 기독교가 말하는 종말론을 최초로 가르친 성경이 오늘 우리가 읽은 데살로니가전서였던 것입니다.

여러분, 하기사 데살로니가 교인들이 헷갈릴 만도 합니다. 당시 교인들이 우리처럼 성경이 있었겠습니까, 제대로 된 찬송가가 있었겠습니까. 아무것도 없이 그저 모여서 기도하면서, 구약성경 말씀을 나누고, 또 사도들이 전해주는 예수님에 대한 구전 이야기에 의지해서 신앙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 생활을 해도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잘 몰랐을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데살로니가 교회가 세워진 직후에 바울은 곧바로 베레아 지역으로 옮겨야했기 때문에, 바울로부터 더 자세한 가르침을 받지도 못했던 것입니다.

6. 종말론적인 삶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이, 바로 이 서신의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잠시 요약해 드리면 이런 것입니다. 첫째로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재림은 “밤의 도둑같이 이를 것”(2절)이고 합니다. 그러니 깨어 정신을 차리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믿음과 사랑의 호심경을 붙이고,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쓰자”(8절)고 합니다. 마치 야구에서 포수가 얼굴과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서 장비를 갖추고 경기에 임하는 것처럼 하라는 것인데요, 그 얼굴과 가슴을 보호하는 영적인 가치가 다름 아닌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라 말합니다.

‘믿음, 소망, 사랑’,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단어들이지요?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에서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기독교가 말하는 최고의 가치이자,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세 단어를 처음 언급해 주고 있고요, 이것을 다듬고 발전시켜서 고린도교회를 향한 편지에서,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13장13절)고 다시 한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 13절 이하를 보시면, 사도 바울은 이 믿음, 소망, 사랑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한번 성경을 따라 봐 주시기 바랍니다. 13절을 보시면,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며 너희끼리 화목하라” 합니다. 14절을 보시면,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고, 마음이 약한 자를 격려하고, 힘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합니다. 15절에서는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서로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항상 선을 행하라”고 합니다.

여러분, 이 말씀 속에서 ‘믿음 소망 사랑’의 가치를 발견하셨습니까? 바울이 13절, 14절, 15절에서 권면하는 것을 행하려면, 믿음-소망-사랑, 이 셋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됩니다. 이 셋이 우리 삶의 영적인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바울은 말하기를 밤의 도둑처럼 임하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들은 “이런 것 하면서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곧 믿음과 소망과 사랑 안에서, “화목하고, 격려하고, 지지해주고, 오래 참으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항상 선을 행하면서”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을 읽으시면서 종말이 막 무서워지고, 두렵고, 끔찍하고 그러지는 않으셨지요? 성경은 종말에 대해 결코 두렵고 막연한 미래를 말하지 않습니다. 오늘 사도 바울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처럼, 언제나 어디서나, 종말이 다가올수록 더 구체적으로 ‘지금’ 사랑을 실천하는 것 외에, 종말을 사는 다른 방법을 성경은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독교의 진리는 막연한 적이 없으며, 기독교의 진리는 비록 작더라도 구체적인 사랑을 말하고, 실천하는 것에서만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7.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여러분, 16, 17, 18절을 찾아 함께 읽겠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맥추감사예배를 드리는 오늘, 지난 2021년의 절반을 되돌아 볼 때, 우리들은 과연 “항상 기뻐했고, 쉬지 않고 기도했으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왔는가요?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데, 이 말씀 앞에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받는 지난 6개월을 살아왔을까요?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셨던 장영희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살아 온 나날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 냈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2012)

여러분, 우리는 때로, “어떻게 하면 항상 기뻐할까? 어떻게 하는 게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범사에 감사할 수 있을까?” 하면서 골똘하곤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 말씀은 아무리 말씀을 잘 분석해봐도 풀리지 않습니다. 단언컨대, 이 말씀은 머리로 이렇게 저렇게 이해한다고 해서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이겨낸 사람들에게 ‘결과적으로 주어지는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항상 기뻐할 수 있지?” 이런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럴 생각할 시간이 있거들랑,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작더라도 사랑을 실천하면, 너희는 기쁨이 너희 안에서 마르지 않고 샘솟는 것을 알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 게 쉬지 않고 기도하는 거지?” 이런 생각할 시간이 있거들랑, 기도가 필요한 이를 위해 지금 당장 기도해주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 기도가 필요한 또 다른 사람들의 이름이 떠오를 거란 말입니다. 사랑하면, 기도를 쉴 수 없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범사에 감사할 수 있을까?” 이렇게 거창한 생각으로 골똘할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살아온 날을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네가 살아온 것이 기적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로 인해 감사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란 말입니다.

네가 기억하는 그 고통스럽고 원망스런 시간들, 그 뒤에 내가 있었다 말씀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사랑하는 서강의 성도 여러분, 종말의 때에, 우리는 “화목하고, 격려하고, 지지해주고, 오래 참으며”,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항상 선을 행하기 위하여” 작은 무엇이라도, ‘지금’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행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런 작은 행함 속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마르지 않는 소망의 기쁨과, 멈출 수 없는 믿음의 기도와, 살아온 모든 것이 기적이었음을 고백하는 눈물 젖은 사랑만이 가득한 감사가, 여러분들 삶에 넘침으로, 이후로 우리가 살아갈 기적을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이 종말의 때에 회복해야 할 감사의 이유인줄로 믿습니다.